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수사권한이 커진 경찰이 연일 수사관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찰은 범죄 피해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전국 시도경찰청에는 시도청장이 주재하는 관내 지휘관 회의가 열렸다. 전날 전국 650여명이 모인 지휘관 회의가 열린 지 하루만이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수사 지휘부 회의에서 “오늘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국민 기대는 물론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책임도 그만큼 막중해졌으니 이 상황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각 기능별 현안을 공유하고 개정 형소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부터 비상대응체제에 나선 상태다. 범죄피해자 보호를 수사 제1원칙으로 부패, 비리, 사건조작 등 경찰 비리를 막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생기지 않도록 일선 경찰서부터 시도청과 본청까지 사건을 점검하고, 문제는 즉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검찰청 폐지와 함께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서 경찰로 사건이 대거 이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공소청은 향후 3개월 간 미제사건을 정리해 경찰로 이관하는데 약 16만건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서 보완수사 요구도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8월 기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8만7893건으로 13만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검찰은 11만623건의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중수청이 출범하면서 7대 중대범죄 사건이 접수될 때마다 경찰이 통보해야 하는 부담도 늘었다. 경찰은 중수청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는 사건을 연 8만건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내사 사건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찰 수사관 1인당 연평균 사건 수가 133.8건으로 2023년(110.4건) 대비 21% 늘어난 상황에서 업무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1907명의 수사관을 증원했고 하반기에도 2100명을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가 내부 인력재배치를 통한 비수사 부서 출신으로 수사 전문성보다 양적 확대만 급급한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