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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국채 6%·美 주담대 7.28% 돌파…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영국 정부가 돈을 빌리는 금리가 장중 6%를 넘었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려고 받는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7.28%로 올랐다. 먼 나라 금융시장 소식처럼 들리지만, 돈을 빌리는 비용이 높아지는 흐름은 한국의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거나 대출을 갚고 있는 사람이 알아야 할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Q. 영국 국채금리가 6%를 넘었다는데, 왜 주목해야 하나.

 

정부처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주체도 돈을 빌리는 비용이 커졌다는 뜻이다. 특히 영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봐야 한다. 1일(현지시간) 영국 30년물(원금 만기 기간이 30년) 국채금리가 장중 6%를 넘은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5.34%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차입비용이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국채금리는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이 다른 대출과 투자의 수익률을 정할 때 참고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여러 나라에서 국채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이 돈을 빌리는 비용에도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

 

Q. 해외 국채금리가 내 대출이자와 어떻게 연결되나.

 

해외 국채금리가 오르면 한국 국채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가령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면, 한국 국채에 투자할 때도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인 ‘은행채’ 등 다른 채권에서도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 은행이 돈을 마련하는 비용이 오르고, 그 부담이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주담대 금리도 대체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흐름을 따라간다. 여기에 대출 위험과 각종 비용 등이 더해져 실제 금리가 정해진다.

 

Q. 왜 여러 나라에서 국채금리가 높아지고 있나.

 

물가 불안과 정부·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가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건을 만드는 비용과 운송비가 늘어 다른 상품의 가격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을 이번 세계적인 국채 매도세의 배경으로 짚었다.

 

다국적 금융그룹 HSBC의 프레드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로이터통신에 끈질긴 물가 상승 압력뿐 아니라 정부의 큰 재정적자와 AI 산업의 막대한 자금 수요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을 빌려주는 투자자는 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지금 1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을 나중에는 11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면, 빌려준 100만원을 그대로 돌려받아도 그 물건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게 된다. 노이만은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목표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상승도 배경으로 꼽힌다. 티머시 그라프 스테이트스트리트 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에 현재의 높은 국채금리 수준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들었다.

 

정부의 재정적자는 빌려야 할 돈을 늘리는 요인이다. 노이만은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도 지속적인 물가 압력에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경제 전반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부족한 재원을 빚으로 마련하면 자금 조달 수요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투자 역시 노이만이 제시한 원인이다. 그는 AI 붐으로 장기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이 코로나19 이전의 풍부한 저축 환경과 비교해 구조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정부뿐 아니라 기업도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돈을 찾으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Q. 그래서 내 일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 집을 사거나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빌리는 돈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새로 대출을 받거나,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갚는 경우에도 금리가 다시 정해지는 시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대출 기간 내내 금리가 고정돼 있다면 시장금리가 올라도 약속한 금리는 바뀌지 않는다.

 

예를 들어 대출잔액 1억원에 적용되는 금리가 연 4%에서 5%로 오르면, 잔액이 그대로라는 가정 아래 연간 이자가 100만원 늘어난다. 월평균 약 8만3000원이다. 소득이 그대로라면 그만큼 생활비나 저축에 쓸 돈이 줄어드는 셈이다.

 

기업도 돈을 빌리는 비용이 커지면 투자나 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해외 국채금리 상승이 한국의 대출금리를 반드시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 국내 경기와 물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해외 국채금리 상승은 향후 국내에서도 대출을 받거나 갚는 비용이 커질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