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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1억 뛰었어요” 세종 집값 들썩인다는데…정말 그럴까[100투더세종-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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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집값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 달간 세종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와 관련 블로그를 들여다보니 이처럼 금방이라도 집값이 크게 오를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난달 3일 정부가 행정·공공기관 2차 이전을 예고하면서 세종으로 중앙부처 등이 추가 이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후부터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을 우선으로 세종 이전을 추진하고 검찰청(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 신축 이후 이전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연말 구체적인 2차 이전계획이 발표되면 이전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완공과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까지 굵직한 호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행정수도 특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질 만하다.

 

세종에 살고 있는 기자도 궁금해졌다. 정말 세종 집값이 들썩이고 있을까. 그래서 최근 한 달간 실제 세종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들여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 의외였다. 사람들의 관심은 들썩였지만, 집값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달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 중수청, 경찰청, 공소청 청사 신축 세종 이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뉴시스
지난달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도로에 중수청, 경찰청, 공소청 청사 신축 세종 이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뉴시스

“지방 투자자 문의 이어져요”…분위기는 달라졌다

 

시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종시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노희정 심플부동산 대표는 “최근 한 달간 투자 수요와 문의가 늘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표는 “문의 만이 아니다. 최근 포항에서 온 교수와 지방에서 온 변호사 부부 등이 전세를 낀 채 집을 매수하고 갔다”며 “이전과 비교하면 외지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도담동을 주로 담당하는 한 중개업소 김모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매수 문의가 늘고 호가도 조금 올랐다”며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가까운 매물은 1∼2억원 정도 올랐는데 최근 그 가격에 매물이 조금씩 소진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김 대표는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행정기관 이전 기대만으로 투자 수요와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세종시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
세종시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

오히려 하락세?…“당장 아니니까”, “임기 내 될까?” 

 

통계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기대보다 차갑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세종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서울이 86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오름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량을 봐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629건을 기록한 뒤 2월 444건, 4월 426건, 6월 374건을 거쳐 9월에는 355건까지 줄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거래 활력이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기관이 내려온다는데 왜 집값은 움직이지 않을까.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아직 이전 계획이 발표 단계에 머물러 있고 행정기관 이전으로 실질적인 생활인구가 증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 역시 “세종시장을 선도하는 대장주들도 약세를 보이는 만큼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수요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임기 내에 실제 이전이 가시화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불신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 아실 제공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 아실 제공

“기관이 내려오면 과연 집을 살까”

 

여기서 또 짚어볼 부분이 있다. 행정기관이 세종으로 내려온다고 해서 소속 직원들이 세종에 집을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란 점이다. 기관 이전과 주택 매수가 반드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례를 보더라도 종사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하더라도 가족 전체가 함께 내려오기보다는 전∙월세로 거주하거나 출퇴근 또는 주말부부 생활을 택하는 경우도 있어서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2026년 6월 기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이주 및 정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 직원은 총 4만8128명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인 미혼∙독신 직원을 제외하고 기혼 직원 중 실제 가족 동반 이주율은 전국 평균 60.6%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주택 공급이다. 세종시는 최근 공공기관 이전에 대비해 행복도시 내 주택 공급 물량과 시기를 구체화하고, 필요할 경우 공급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 이전으로 주택 수요가 늘더라도 이에 맞춰 공급이 함께 확대된다면 수요 증가가 곧바로 집값 급등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열린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열린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관망세’ 짙은 세종…그래도 단정하기엔 이르다

 

그렇다고 행정수도 효과가 아예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이르다. 이달 첫째 주 세종 아파트값은 0.03% 상승하며 한 주 만에 반등했다. BRT 접근성이 좋은 다정동과 정부세종청사가 인접한 어진동 준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모습. 뉴시스
지난달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모습. 뉴시스

그래서 아직은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로 보인다. 이재국 책사컨설팅컴퍼니 부동산연구소장은 “발표가 나오더라도 실제 이전까지는 시차가 크기 때문에 시장이 즉각적으로 달아오르지 않는 것”이라며 “당분간 세종 시장의 미시적인 움직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초두 효과라는 게 있지 않나. 과거 1차 이전 때만큼 지방 전역에서 기관 이전 효과가 폭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세종은 다른 지역보다 정책 민감도가 큰 도시이지만 지금은 시장 전반의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세종 부동산 시장의 진짜 시험대는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이, 얼마나 큰 규모로 세종에 내려올지가 공개돼야 시장도 본격적으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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