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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전쟁’서 맹활약하더니 김주형 결국...금메달 따고 병역도 면제!

아시안게임 골프서 일본 히가 제치고 우승

16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 한국에 안겨

번번이 놓친 병역 면제 혜택도 해결

단체전선 문도엽·김성현과 은메달 합작

 

김주형이 3일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시 가스가이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대표팀 동료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가스가이=뉴시스
김주형이 3일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시 가스가이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대표팀 동료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가스가이=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는 대회 전부터 한국 김주형(24)과 일본 히가 가즈키(31)의 금메달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주형은 지난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통산 4승째를 거둘 정도로 샷감이 뜨겁기 때문이다. 30명만 살아남는 ‘쩐의 전쟁’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4위에 올랐고,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도 4승 1패로 맹활약했다.

 

히가 역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8승을 기록 중인 베테랑이란 점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는 2022년 JGTO 상금왕, 2025년 아시안 투어 상금왕에 오른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바라봤다.

 

이런 예상대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는 두 선수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 펼쳐졌고, 김주형이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김주형은 3일 일본 아이치현 가스가이 컨트리클럽 동코스(파70)에서 열린 남자 골프 개인전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막고 이글 1개, 버디 5개로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를 적어낸 김주형은 히가 등 2위 그룹을 3타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감격스러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김주형.  가스가이=연합뉴스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는 김주형.  가스가이=연합뉴스

한국은 김주형의 활약을 앞세워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차지했다. 단체전은 매 라운드 성적이 좋은 선수 2명의 스코어를 합산한다. 한국은 단체전에서 최종 합계 26언더파 534타를 기록, 중국(28언더파 532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김주형, 문도엽(35·DB손해보험), 김성현(28·신한금융그룹)은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골프가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우승한 건 2010년 광저우 대회 김민휘 이후 16년 만이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아 PGA 투어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문도엽은 공동 8위(8언더파 272타)에 올랐고 김성현은 공동 24위(1오버파 281타)를 차지했다.

 

김주형은 한 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아 금메달을 예고했다. 2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신고한 김주형은 4번 홀(파3), 6번 홀(파4), 8번 홀(파5)에서 3타를 더 줄여 금메달을 향해 무섭게 질주했다. 특히 4번 홀에선 티샷이 그린 뒤로 넘어갔지만 환상적인 칩샷으로 버디를 낚았다. 2위 그룹과 두 타 차로 앞서던 13번 홀(파5)에서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멋진 샷이 나왔다. 김주형은 두 번째 샷을 홀 옆 약 1m 거리에 붙인 뒤 가볍게 이글 퍼트를 떨궈 순식간에 두 타를 더 줄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17번 홀(파4)에서 이날의 유일한 보기가 나왔지만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고 마지막 18번 홀(파4)을 파로 막으며 우승을 지켜냈다.

 

김주형.  가스가이=뉴시스
김주형.  가스가이=뉴시스

202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김주형(24)은 2년 동안 3승을 쌓으며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투어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20세 3개월)에 2승을 거뒀고 2023년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1·미국) 이후 26년 만에 최연소 3승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고 지난해에는 톱10 성적을 한 차례만 기록하고 말았다. 김주형은 이번 시즌도 5월까지 14개 대회에서 톱10 성적이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을 겪었지만 6월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RBC 캐나다 오픈에서 공동 15위에 올랐고 메이저 US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올라 날카로운 샷감을 되찾더니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33개월 만에 우승하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김주형은 이런 여세를 몰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김주형은 애타게 원하던 병역 면제를 얻어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큰 소득이다. 그는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23년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랭킹을 기록,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기회를 얻는듯 했지만, 대회 연기 결정 전인 2022년에 뽑힌 선수들에게 출전 자격을 주면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선 1라운드를 공동 3위로 시작해 메달 가능성을 부풀렸지만 최종 8위로 대회를 마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에 김주형은 경기 뒤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샷감이 좋은 올해 기회가 다시 찾아왔고, 김주형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