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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지면 진짜 ‘노골드’”…송다빈, 40년 태권도 ‘금맥’ 지켰다 [아시안게임]

동료들 잇단 탈락 속 여자 67㎏초과급 결승서 中 무원저 제압
한 라운드 내주고도 최종 3라운드 8-5로 승리
태권도, 품새 2개 포함 이번 대회 금메달 3개 수확
세계대학경기대회·그랑프리 이어 AG까지…LA 올림픽 향한 도전

[나고야=권준영 기자] 결승에 나서는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의 어깨는 무거웠다. 함께 땀 흘린 동료들이 차례로 고배를 마치면서 한국 태권도 겨루기는 아시안게임 사상 첫 ‘노골드’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송다빈은 한 라운드를 내주고도 끝까지 맞섰다. 상대의 추격을 버텨낸 그는 마지막 라운드를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도요하시=연합뉴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도요하시=연합뉴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중국 무원저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도요하시=연합뉴스
대한민국 송다빈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중국 무원저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도요하시=연합뉴스

송다빈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무원저(중국)를 라운드 점수 2-1(4-2 4-10 8-5)로 꺾었다.

 

태권도 겨루기는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이후 이번 대회까지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품새 남녀 개인전의 윤규성·정하은에 이어 송다빈까지 정상에 올라 태권도 금메달 3개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송다빈은 “선수 생활 가운데 오늘이 최고로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에 나설 때의 심정을 묻자 “어깨는 무거웠지만 발은 가볍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동료들의 탈락은 결승을 앞둔 송다빈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이 8강에서 탈락했고, 남자부 강상현과 문진호도 준결승에서 패했다. 송다빈마저 금메달을 놓쳤다면 한국 겨루기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칠 상황이었다.

 

송다빈은 “오늘 같이 경기한 선수들이 다 결승에 갈 줄 알았는데, 각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저만 올라갔다”고 말했다. 같은 울산광역시체육회 소속으로 함께 훈련해 온 김유진의 탈락에 대해서는 “옆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걸 봐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너무 아쉽다”고 털어놨다.

 

송다빈은 16강에서 울라 알도사리(바레인), 8강에서 라마 아부알루브(요르단), 준결승에서 파테메 아흐마디(이란)를 모두 라운드 점수 2-0으로 제압했다. 결승 1라운드에서도 몸통 공격을 앞세워 4-2로 이겼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상대의 공격을 잇달아 허용해 4-10으로 패했다.

 

마지막 라운드 초반 송다빈은 몸통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4-0으로 앞서갔다. 종료 50초 전에는 왼발 몸통 공격으로 6-2를 만들었다. 상대의 머리 공격을 허용해 6-5까지 쫓기자 이아름 코치는 코너에서 몸통을 지키라고 외쳤다. 송다빈은 코치의 지시에 따라 수비를 가다듬은 뒤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추가해 8-5로 경기를 끝냈다.

 

송다빈은 “아름 코치님의 목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며 “2라운드는 이미 진 거니까 최대한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수가 다리가 길다 보니까 오히려 뒤로 빠지면 한 대 더 맞는다. 무조건 악착같이 버텼다”고 설명했다.

 

송다빈이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중학교 때까지 대회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고, 고교 첫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섰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에도 국제대회 메달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는 오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운동을, 오후에는 발차기와 전술 훈련을 소화하며 기량을 다졌다.

 

노력은 최근 국제대회 성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여자 73㎏초과급에서 우승했고, 지난달 무주 그랑프리에서는 생애 첫 정규 그랑프리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안게임 첫 출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이아름 코치는 송다빈을 “성실하고 예의 바른 친구다. 운동할 때도 열정이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다빈이가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며 “자기 혼자 스스로 얼마나 많이 노력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다빈은 “아직도 성장 중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재능보다는 노력으로 결실을 이룬 것 같다”며 “그랑프리부터 LA 올림픽을 목표로 다 최선을 다할 테니까 많은 응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일 개막하는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파리 대회에 출전한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강상현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도요하시=뉴스1
대한민국 강상현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도요하시=뉴스1
대한민국 문진호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68㎏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도요하시=뉴스1
대한민국 문진호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68㎏급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도요하시=뉴스1

남자부에서는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과 문진호(한국체대)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80㎏초과급 강상현은 준결승에서 마라트 마블로노프(우즈베키스탄)에게 라운드 점수 0-2(8-15 8-8)로 패했다. 2라운드에서 8-2로 앞섰지만 종료 직전 동점을 허용해 우세 판정에서 밀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강상현은 아시안게임 남자 80㎏초과급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을 따냈다.

 

남자 68㎏급 문진호도 준결승에서 반룽 툽팀당(태국)에게 1-2(9-0 0-14 5-5)로 졌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춘천 코리아오픈, 무주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문진호는 첫 라운드를 따내고도 역전패했다. 그는 “훈련에서 했던 걸 경기장에서 다 못한 것 같아서 더 아쉽다”며 “LA 올림픽을 목표로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