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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도 송도에 제조소 열었다…CAR-T·줄기세포 생산기지 키우는 K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경쟁이 연구실을 넘어 생산 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후보물질을 찾아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를 일정한 품질로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까지 직접 확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제공

올해 국산 첫 CAR-T 치료제가 허가를 받은 데 이어 대웅제약도 인천 송도에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소를 열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28일 인천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소를 신설하고 개소식을 열었다.

 

송도 제조소는 무균 제조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우선 임상연구에 사용되는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는 연내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처리를 위한 법적 허가 절차를 마치고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곧바로 상업용 세포치료제 생산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용인 바이오센터에서 10년 넘게 쌓아온 줄기세포와 면역·유전자치료제 연구를 실제 환자 대상 임상으로 넘길 수 있는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세포치료제는 일반 합성의약품과 생산 방식이 크게 다르다. 살아 있는 세포가 원료가 되는 만큼 채취와 배양, 가공, 보관, 운송 과정에서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실에서 효과를 확인한 기술이 있어도 임상시험에 사용할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렵다.

 

이 같은 제조 역량이 실제 신약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가 큐로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9일 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를 허가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CAR-T 치료제이자 국내 개발 42호 신약이다.

 

CAR-T는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한 뒤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해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이다. 환자별로 세포를 따로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시설이 치료제 공급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큐로셀은 대전 본사에 CAR-T 전용 GMP 제조시설을 갖추고 림카토 생산 전 공정을 자체 수행한다. 회사에 따르면 연간 최대 700명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해외에서 세포를 제조한 뒤 다시 국내로 들여오는 방식과 달리 환자 세포 채취부터 치료제 제조·공급까지 국내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림카토는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상용화 절차도 밟고 있다. 신약 개발과 임상뿐 아니라 생산시설까지 직접 구축한 전략이 실제 제품 공급 단계로 이어진 셈이다.

 

GC셀은 한발 앞서 세포치료제를 실제 시장에 공급해 온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이뮨셀엘씨주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다. 2007년 처음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고 2021년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다시 허가받았다. 간세포암 제거술 후 종양 제거가 확인된 환자의 보조요법에 사용된다.

 

GC셀은 경기도 용인 셀센터를 중심으로 세포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자체 치료제뿐 아니라 다른 바이오기업의 임상시험용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진행한다.

 

국내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과 인체세포등 관리업, 세포처리시설 관련 허가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제약사가 세포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사가 후보물질을 맡기면 공정개발부터 임상용 제품 생산까지 대신해주는 시장이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차바이오텍은 생산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

 

회사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연면적 6만5127㎡, 약 2만평 규모의 셀진 바이오뱅크(Cell Gene Biobank)를 구축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비롯해 mRNA, 바이럴벡터, 플라스미드 DNA 등을 생산하는 상업용 멀티모달리티 시설이다.

 

차바이오텍은 이미 분당차병원 내 GMP 시설과 판교 마티카바이오랩스, 미국 텍사스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일본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연구개발 단계의 세포치료제를 해외 임상과 생산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송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을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넓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하고 항체접합치료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모달리티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송도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아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이 가동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까지 CGT를 차기 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장 확대 흐름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도 연구 중심에서 치료와 제품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제2차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환자 접근성 확대와 규제 합리화, 기술·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 국내 첨단재생의료 관련 기업은 2023년 76개에서 2025년 138개로 약 80% 늘었다. 올해 4월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CAR-T 치료제까지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연구 성과가 제품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오기 시작했다.

 

대웅제약의 송도 제조소 역시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송도 제조소에 대해 “첨단바이오 연구 성과를 속도감 있게 임상으로 연결하는 핵심 거점”이라며 “용인과 송도를 잇는 임상연구용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구진, 의료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신약 후보물질만큼 중요해진 것이 이를 실제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생산능력이다.

 

국산 첫 CAR-T가 등장한 데 이어 기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대형 CDMO까지 제조시설 확보에 뛰어들면서 국내 첨단바이오 경쟁도 연구개발에서 임상과 생산, 상용화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