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포도의 상징이었던 샤인머스캣 가격이 5년 새 7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 먼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충분히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면서 저품질 물량이 증가해 소비자 선호도가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샤인머스캣 2kg(L과) 소비자 평균 가격은 1만179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3% 하락했다.
이는 평년 가격 대비 49.3% 낮은 수준이다. 5년 전 같은 기간 3만8000원에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71% 떨어졌다.
다른 포도 품종인 거봉은 2kg당 2만45원, 캠벨얼리는 1만5638원 수준이다. 한때 ‘귀족과일’이라 불리며 선물용으로 주로 찾던 샤인머스캣이 일반 품종보다 저렴해진 것이다.
가격이 하락하자 재배면적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2020년 2913헥타르(ha)에서 2024년 6307ha로 늘었으나, 지난해 5877ha, 올해 5228ha로 줄어드는 추세다.
전체 포도 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2.1%에서 2024년 43.1%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38.1%로 낮아졌다.
샤인머스캣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공급 증가와 품질 저하가 꼽힌다. 시장에 먼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충분히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수확해 판매하면서 저품질 물량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농경연이 지난 6월 발간한 ‘주요 과일·과채류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중 ‘품질이 나빠졌다’고 평가한 비중은 37.5%로 ‘품질이 좋아졌다’(24.4%)는 응답보다 높았다.
농경연은 “출하 시 최소 당도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재배·출하 단계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조기 출하를 막아 품질 저하를 방지하고, 산지유통센터의 품질관리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포도협회는 산지에 무게 700g 이상, 18브릭스(Brix) 이상 샤인머스캣만 출하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농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품질이 낮은 샤인머스캣은 바로 폐기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재배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포도협회 관계자는 “샤인머스캣이 아닌 품종의 재배를 늘리기 위해 다른 품종의 삽목묘 구입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