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자금을 확보를 위해 9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기로 했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라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흠이 생기지 않도록 일반 주주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주가수익스와프(PRS)방식을 동원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미국의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SK그룹은 주주 이익을 중심에 두는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SK㈜ 주식 165만3924주(지분율2.3%)를 9440억원에 매각한다. 이 중 5440억원(97만2493주)에 달하는 주식은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4000원(68만1431주)은 한국투자증권과 3년 만기 PRS 방식을 선택했다.
PRS는 정산 시기의 주가가 계약 당시 주가보다 높으면 해당 차액을 발행사가 가져가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발행사가 증권사에 차액을 보전하는 파생상품이다. 정규시장에 대량의 주식을 한 번에 팔면 주가가 폭락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주식을 먼저 사 간 뒤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최 회장이 본인 주식을 넘긴 것이다. 주식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최 회장은 4000억원의 현금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 3년 뒤 한국투자증권이 주식을 처분할 때, 주가가 기준가(58만7000원)보다 높으면 차익을 최 회장에게 지급하고, 낮으면 최 회장이 손실을 보전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PRS 방식을 선택하면서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분 매각 후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8%에서 15.5%로 낮아지지만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여전히 30.5%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중복상장 우려를 낳은 솔리다임의 IPO 가능성에 대해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근 솔리다임이 미국 자본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들어갔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일부 제기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앞으로도 책임경영과 SK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SK는 성장전략과 투자계획,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