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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機 테러 시도 부기장 “이스라엘에 기체 추락시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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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실 비상용 도끼로 기장 공격
극단주의 사상에 비행 금지 이력
SNS에 알카에다 찬양 게시물도
“용의자 독실한 무슬림·여성 혐오
항공업계 신원조사 중요성 우려”

부상 입고도 승객 구한 기장에
네타냐후 “성화 점화자로 초청”

이스라엘행 아랍에미리트(UAE)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납치 미수 사건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기장을 공격한 부기장은 “이스라엘에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이를 ‘테러 시도’로 공식 규정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UAE 국영 WAM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플라이두바이 FZ1073편 사건을 일으킨 부기장은 29세의 오만 국적자 하맘 알함마미로, UAE로 인도돼 현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ABC뉴스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이스라엘에 항공기를 추락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사 당국은 그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혹은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조사단도 UAE가 주도하는 조사에 참여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마드 사이프 알샴시 UAE 검찰총장은 “부기장이 비상용 도끼를 이용해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비상용 도끼는 추락이나 화재 등 상황에 대비해 조종실에 보관되는 도구로, 흉기를 몰래 기내에 반입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두바이 왕세자, 참사 막은 기장 격려 셰이크 함단 빈 무하마드 알막툼 두바이 왕세자(왼쪽)가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스미트 마차르 기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 공보국 제공, AP연합뉴스
두바이 왕세자, 참사 막은 기장 격려 셰이크 함단 빈 무하마드 알막툼 두바이 왕세자(왼쪽)가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스미트 마차르 기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 공보국 제공, AP연합뉴스

CNN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극단주의적 성향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오만 국영 항공사 ‘오만항공’에서 비행 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그는 오만항공에서 내근직으로 근무하다 사임한 뒤 모로코 국영 항공사를 거쳐 플라이두바이로 입사했다. 오만 당국이 알함마미에 대한 우려를 다른 국가나 항공사와 공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플라이두바이 측은 CNN에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 보안상 민감도가 높은 UAE∼이스라엘 노선에 그가 어떻게 부기장으로 투입됐는지를 두고도 이스라엘 내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스라엘 교통부 측은 “(여객기의) 승무원 명단을 확인하는 절차는 규정에 없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번 사건은 항공업계의 채용 과정에서 신원조사의 중요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용의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는 그의 극단적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CNN에 따르면 그의 SNS 계정에는 사건 발생 뒤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를 찬양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게시물 영상에는 조종석에서 촬영한 두바이 국제공항 내 이스라엘 항공기의 모습과 함께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였던 알카에다 전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사진이 담겼다. 방송은 또 용의자의 삭제된 엑스(X) 계정을 분석한 결과 그가 독실한 무슬림이자 여성 혐오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남녀가 함께 근무하는 것을 비난하면서 “그런 환경이 여성의 타락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여성의 니캅(얼굴 가리개) 착용을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는 알함마미가 시리아에서 체류했을 당시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내에서 용의자 제압에 나섰던 승객은 ABC뉴스에 “(그는) 제압당한 뒤 ‘자신을 제발 죽여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공격을 당한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통화에서 “바닥에 쓰러져 상처를 입었지만, 마지막 힘을 다해 안쪽에서 문을 열어보려 했다”며 사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UAE로 이송돼 회복 중인 그는 “내 인생을 걸고 싸웠으며, 여기서 일어나지 않으면 승객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차르 기장은 크게 다치고도 조종실 문을 열어 용의자 제압을 돕는 용감한 행동으로 찬사를 받았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차르 기장에게 “인도와 이스라엘, 전 세계의 진정한 영웅”이라면서 내년 5월 이스라엘 독립기념일 행사 성화 점화자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