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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셰프 메뉴 먹고 잔반 줄이고…구내식당이 달라졌다

기업 구내식당이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명 셰프와 외식 브랜드 메뉴를 급식으로 옮기는 데 이어 식사를 남기지 않는 행동을 기부와 환경 보호로 연결하는 시도까지 등장했다.

 

본푸드 제공
본푸드 제공

5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본푸드서비스의 단체급식 브랜드 본우리집밥은 최근 우정욱 셰프와 개발한 특식 메뉴를 10개 사업장으로 확대해 약 3000식을 제공했다.

 

지난 7월 우 셰프를 초청해 진행한 ‘본셰프데이’에서 선보인 메뉴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급식 사업장에서 대량 조리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바싹돈불고기, 중화식 냉잡채, 주꾸미톳솥밥 등 3종이다. 셰프가 직접 방문한 일부 사업장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여러 고객사 구내식당으로 넓혔다.

 

이번 행사는 특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식판을 깨끗하게 비우는 고객 참여를 사회공헌으로 연결한 ‘비움데이 나눔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다.

 

잔반을 남기지 않은 참여 실적에 따라 본그룹이 기부금을 마련해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아동의 식생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별도의 돈을 내지 않아도 식사를 남기지 않는 것만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본우리집밥은 이를 2024년부터 진행한 자립준비청년 식생활 지원 사업 ‘함께차린 청년밥상’과 연계할 계획이다.

 

급식업계에서는 유명 셰프와 외식 브랜드를 구내식당으로 끌어들이는 경쟁이 이미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을 대상으로 외식 브랜드 협업 프로젝트 ‘H-로드트립’을 운영하고 있다. 만석닭강정과 유가네닭갈비, 프랭크버거, 채선당 등 외식 브랜드뿐 아니라 김호윤 셰프 등을 포함해 연간 100여 개 맛집·셰프와 협업 메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반응도 숫자로 나타났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외식 브랜드 협업 메뉴를 내놓은 날에는 구내식당 이용률이 평소보다 평균 7~10% 높았다. 깐부치킨 협업 메뉴는 고객사의 추가 편성 요청이 이어지면서 운영 기간이 당초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었고 제공 물량도 1만식에서 2만2000식으로 확대됐다.

 

CJ프레시웨이는 셰프와 외식 브랜드를 넘어 영화·예능·스포츠 콘텐츠까지 급식 메뉴에 접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활용한 수라상 콘셉트 특식을 시작으로 tvN 예능 ‘언더커버 셰프’ 방영 메뉴, 모터스포츠 대회 ‘슈퍼레이스’ 협업 특식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슈퍼레이스 협업 메뉴로는 챔피언 치킨플레이트와 스타팅 보코치니 샐러드 등을 내놨다.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 시장이 메뉴 다양화와 개별 식기, 식당 공간 고급화 등을 통해 단순한 식사 제공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전국 550여 산업체·오피스·병원·레저 사업장에서 단체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급식업체들의 경쟁은 메뉴 차별화를 넘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쪽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친환경 캠페인 브랜드 ‘웰그리너’를 통해 음식 폐기물 감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먹을 만큼 담고 남김없이 비운다’는 취지의 ‘싹싹데이’와 ‘도전! 잔반 Zero’ 캠페인을 통해 고객의 잔반 감축 참여를 유도한다. 식물성 메뉴 제공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 활동도 함께 진행한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단체급식 사업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도입을 확대하고 잔반제로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저탄소 메뉴 개발도 ESG 전략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대학생들과 진행한 탄소중립 프로젝트에서 ‘급식 잔반 저감을 위한 고객 행동 유도 캠페인’을 과제로 제시했다. 간편식을 활용한 저탄소 메뉴 확대와 일회용 포장재 감축 방안도 함께 다뤘다.

 

업계의 흐름은 비슷하다. 과거 단체급식의 경쟁력이 가격과 식수, 조리 효율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유명 식당에서 먹던 메뉴를 얼마나 빠르게 구내식당으로 옮길 수 있는지, 식사 경험을 환경·사회공헌 활동과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본우리집밥의 이번 시도 역시 스타 셰프 메뉴를 한 사업장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여러 급식장으로 확산한 뒤 잔반 감축과 자립준비청년 지원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한 끼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진 셈이다. 구내식당을 찾게 할 콘텐츠와 식사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험이 단체급식 업체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