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집 앞엔 확성기·광고엔 불매…유해진 측 “신변 위협·명예훼손 엄중 대응”

소속사 “가능한 모든 조치”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5일 배우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신변을 위협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이 작품을 넘어 주연 배우 개인을 향하면서 나온 첫 공식 대응이다.

 

전날 오후 서울 성북구의 자택 앞에서는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고, 유해진이 광고 모델로 나선 기업들에는 모델을 바꾸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 “불법 행위로부터 배우의 권익과 안전 보호”

 

소속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유해진을 향한 비방과 허위 사실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으며, 악의적인 인신공격과 모욕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게시물과 자료를 지속해서 수집하고 있다”며 “불법 행위로부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확인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집 앞까지 간 확성기

 

보수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 등은 앞선 4일 오후 2시쯤부터 서울 성북구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 50여명이 모였고, 경찰은 기동대 2개 부대와 대화·교통경찰을 투입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암살자(들) 제작자 배우들은 유가족과 고인에게 사과하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한 유튜버는 확성기를 잡고 유해진을 겨냥해 욕설을 섞은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들이 내건 요구는 △영화 즉각 상영 중단 △제작진·배우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유족과 고인에 대한 사과 △유해진의 광고 모델 계약 철회 등이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또 다른 보수 성향 단체가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건물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 광고도 끊으라…“다음은 대표 자택 앞”

 

압박은 배우가 광고 모델로 나선 기업으로 옮겨갔다. 유해진이 출연한 버거킹과 키움증권 광고 영상에는 항의성 댓글과 모델 교체 요구가 잇따랐고, 두 회사는 해당 영상의 댓글 기능을 제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버거킹 애플리케이션 회원 탈퇴 화면을 인증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신자유연대 대표는 한국 버거킹 운영사 대표이사의 자택 앞에 집회를 신고하고 5일부터 31일까지 “유해진 모델 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 “북한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공격은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유해진을 비난하는 한 누리꾼의 SNS 게시물에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외모 비하라는 지적이 나오자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 편을 드니까 얼굴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참 저질”이라며 배우를 겨냥한 집단 공격을 멈추라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유해진씨는 북한상이 아니라 의병상(義兵相)”이라며 감독과 출연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 영화계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제작 과정이나 참여 창작자에 관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거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작사와 감독, 배우, 스태프에게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에서는 관객의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고, 그런 목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허진호 감독도 “박정희 배후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여러 방송과 자료를 통해 제기돼 온 의문에서 출발해 그날 무슨 일이 있었을지를 따라가 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정했던 시사회를 취소했다. 배급사도 개봉 2주 차 무대인사 규모를 줄였다.

 

한편 영화는 논란 속에서도 관객을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의 3일 기준 누적 관객은 204만5499명으로, 지난달 23일 개봉한 지 11일 만에 200만명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