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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도 쏘고 11m 모형탑서 ‘점프’… 100만명 홀린 계룡에서의 특별한 軍체험

계룡대 활주로가 거대한 병영체험장으로 KCTC 사격·시가지 전투·VR 미래전투 인기
육·해·공군 군악·의장대에 미8군까지 한자리 첨단 군 장비·드론 등 볼거리 풍성
지난해 84만명 찾은 국내 대표 군문화축제 도심 상권까지 축제장 넓혀 지역경제 연결

“조준, 사격!”

 

평소 총을 잡아볼 기회가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관의 설명에 따라 KCTC 소총을 겨눈다. 표적을 맞힌 뒤 결과를 확인하는 얼굴에는 웃음이 번진다. 한쪽에서는 청군과 홍군으로 나뉜 참가자들이 시가지 전투 서바이벌을 벌인다. 11m 높이 모형탑에서는 뛰어내릴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긴장된 표정과 환호성이 교차한다.

 

계룡 군문화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최첨단 전투기 F-35A VR시뮬레이터 체험을 하고 있다.
계룡 군문화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최첨단 전투기 F-35A VR시뮬레이터 체험을 하고 있다.

충남 계룡대 활주로가 거대한 병영체험장으로 변했다.

 

계룡시에 따르면 지난 1일 개막한 제16회 계룡군문화축제가 5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하나로 ONE! 세계로 RUN!’을 내건 올해 축제에는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 등이 몰리며 활주로 곳곳이 북적였다.

 

계룡군문화축제가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되는 것은 실제 군의 공간과 콘텐츠를 관광·체험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계룡은 육·해·공군 본부가 모여 있는 대한민국 국방의 중심지다. 축제 역시 일반적인 공연·먹거리 행사에서 벗어나 군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훈련과 장비, 군악·의장문화를 민간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2007년 첫 개최 이후 올해 16회를 맞았다.

 

올해 병영체험장에서는 KCTC 소총사격과 시가지 전투 서바이벌, 11m 모형탑 체험 등이 관람객을 맞았다. 육·해·공군 VR과 모의전투, 실감형 미래전투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체험도 마련됐다. 어린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와 과자 콜라주, 풍선마술 등도 더해져 군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도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 폭을 넓혔다. 축제 전 계룡시문화관광재단도 군 장비·무기 전시와 병영·서바이벌·VR·모형탑 체험 등을 올해 주요 콘텐츠로 제시했다.

 

‘보는 군문화’도 쉽게 접하기 힘든 장면들로 채워졌다. 개막식에서는 국방부 팡파르단과 전통의장대, 육·해·공군 군악·의장대, 미8군 군악대와 한미연합사 의장대 등 14개 부대 장병들이 공연을 펼쳤다. CCN News 축제 기간에는 군 장비와 드론 등이 전시되고 한미연합 드론 경연 등도 열려 군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여줬다.

무장 헬리콥터 탑승체험을 하는 관람객들.
무장 헬리콥터 탑승체험을 하는 관람객들.

군문화는 계룡대 울타리를 넘어 도심으로도 나왔다. 4일에는 군과 시민단체 등 730여명이 참여하는 시가지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웹이코노미 금암·엄사에서는 지역 상인들이 참여하는 ‘상상 페스티벌’을 군문화축제와 연계했다. 군문화축제가 오후 6시쯤 끝나면 관람객들이 도심에서 공연과 먹거리 등을 이어 즐기도록 설계한 것이다.

 

마지막 날인 5일에도 군악의 울림은 계속된다. 부사관학교 군악대 공연을 시작으로 레트로 청춘스테이지와 국악 비보잉, 퓨전국악 공연이 이어지고, 상설공연장에서는 미8군·부사관학교 군악대와 공군 의장대가 무대에 오른다. 엄사 상상페스티벌에서는 축구선수 이동국 팬 사인회와 공연, 먹거리 장터 등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계룡군문화축제의 성장세는 관람객 숫자에서도 나타난다. 계룡시에 따르면 2024년 제14회 축제에는 114만명, 지난해 제15회에는 84만명이 방문했다. 계룡시청 올해도 개막 전부터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면서 행정안전부 합동점검 대상 축제로 지정됐고, 계룡시와 충남도, 경찰·소방 등이 인파 동선과 시설물, 전기·가스, 비상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계룡대라는 국내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공간에 군악·의장, 병영훈련과 첨단 군 기술을 결합한 것이 계룡군문화축제의 경쟁력이다. 평소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군의 공간이 축제 기간에는 가족이 함께 뛰고 보고 즐기는 체험장으로 바뀐다. ‘군’을 딱딱한 안보의 영역에서 시민이 경험하는 문화 콘텐츠로 바꿔놓은 셈이다.

 

이 때문에 계룡군문화축제는 지역축제를 넘어 ‘K-군문화’라는 독자적인 관광 콘텐츠를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가 다음 과제가 되고 있다. 계룡시는 2029년 세계군문화엑스포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계룡문화관광 16년 동안 키워온 군문화 콘텐츠가 계룡이라는 작은 도시를 대한민국의 독특한 축제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