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최근 5년8개월 동안 111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산불 예방·단속 등에 드론을 운용했지만 산불을 최초로 발견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예방·단속 등에 2900여건의 드론을 투입하고도 핵심 사업 목표인 ‘조기 탐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예산 투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산림청이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드론 관련 사업에 99억3800만원을 집행했다. 올해도 12억8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관련 예산은 총 111억4600만원에 달한다.
산림청은 최근 6년간(2021년 1월∼2026년 8월) 산불 예방과 단속 등을 위해 드론을 2900여건 운용했지만 산불 최초 탐지 실적은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발생을 조기에 발견해 초기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예산과 장비를 투입했지만 실제 최초 탐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산불 감시 역량 강화를 위한 장비 확충도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 산림청은 2025년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같은 해 8월까지 열화상드론을 143대에서 195대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목표 시점에서 1년이 지난 올해 8월까지도 보유 대수는 46대가 부족한 149대에 그쳤다.
고성능 산불방지드론 45대 도입 계획도 구매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무산됐다.
보유 장비의 특정 국가·업체 편중도 두드러진다. 올해 8월 기준 산불 감시에 활용하는 열화상드론 149대 중 139대(93.3%)가 중국 업체(DJI) 제품이었다. 2021년부터 도입한 드론 248대 중에서도 중국산이 225대(90.7%)에 달했다. 특정 국가나 해외 업체에 부품과 정비를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국제분쟁이나 공급망 교란 때 부품 교체와 수리가 지연돼 산불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림청은 드론을 산불 조기 탐지뿐 아니라 산불 진화와 예방·단속, 산림 훼손지 적발 등 산림 재난과 산림관리 전반에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산불의 경우 사람의 부주의나 산림 인근 시설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림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아 산불감시원(1만1745명) 등 사람에 의한 신고가 대다수이고, 2024년 개선한 긴급신고통합시스템을 통해 112·119 신고 정보가 산림청으로 바로 전달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비의 중국산 의존 문제에 대해 산림청은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국내 드론 산업 전반의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부터 국산품 구매를 최대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산불 조기 탐지 성과가 없는 원인과 장비 도입이 지연된 경위를 철저히 점검하고 산불 위험 지역을 충분히 감시하도록 운용계획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특정 국가와 업체에 편중된 조달구조를 점검하고 부품 수급과 유지·보수까지 고려한 장비 확보·운용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