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은행들이 대출 제한기준을 150회 가까이 변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정부 방침에 맞추기 위해 땜질식으로 기준을 바꾸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돈을 빌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거나 대출 ‘오픈런’을 하는 일이 반복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3곳(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SC제일·아이엠·부산·광주·전북·경남·수협·카카오)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11일까지 자체적으로 가계대출을 제한한 조치는 총 149회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정부가 정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문턱을 높여 왔다.
제한 조치가 가장 많았던 곳은 하나은행으로 29건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7월 모기지보험(MCI·MCG) 판매를 중단했고, 8월에는 비대면 전용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접수와 변동금리 주담대 판매를 한시적으로 막았다. 신용대출도 올해 6월 한도대출 연장 시 미사용한도 감액기준을 강화하는 등 문턱을 높였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제한 조치는 각각 25건이었다. KB국민은행은 대출 수요가 몰리자 7월 주담대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이밖에 부산(12건), 신한(10건), 아이엠(9건), 경남(9건), 우리(7건) 등 다른 은행도 유사한 방식으로 대출을 조였다.
한 의원은 “은행별로 한도 축소와 비대면 상품 중단이 수시로 되풀이되면서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대출만큼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