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장년층 인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가장이라는 무게 탓에 일에 얽매여 살던 모습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남성들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안은 여전했다. 남성 둘 중 하나는 “자리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남성이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21일 국가데이터처가 ‘사회조사’ 결과로 분석한 중장년층 인식 변화를 보면, 40~64세 가운데 일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2025년 35.0%였다. 2015년 54.1%에서 19.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10.4%에서 17.4%로 7.0%포인트 늘었다. 일을 앞세운 사람이 가정을 앞세운 사람의 5.2배였던 것이 지금은 2.0배다.
하지만 생각이 반대편으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는 응답이 35.5%에서 47.6%로 늘어 세 갈래 가운데 가장 많아졌다.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는 응답은 남자가 28.7%에서 43.4%로 14.7%포인트 올랐다. 여자는 45.9%에서 53.5%로 7.6%포인트 올랐다.
남자의 상승 폭이 여자의 두 배에 가깝다. 다만 2025년에도 여자가 10.1%포인트 높다. 10년 전 17.2%포인트였던 남녀 격차가 그만큼 좁혀진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와 60~64세가 각각 13.2%포인트, 50대가 10.9%포인트 늘어 모든 연령대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 그래도 둘 중 하나는 “내 자리가 불안하다”
일에서 마음을 거둔 것은 아니다. 2025년 중장년층 취업자의 55.8%는 실직이나 이직에 대한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2015년 61.0%에서 5.2%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둘 중 하나가 넘는다.
다만 불안은 나이가 많을수록 낮았다. 40대가 57.4%로 가장 높았고 50대 55.9%, 60~64세 51.6% 순이었다. 10년 전에도 40대가 63.5%로 가장 높았다.
가구 사정에 대한 평가는 다소 나아졌다. 1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늘었다는 비중은 17.7%에서 23.8%로, 부채가 늘었다는 비중은 26.6%에서 22.6%로 움직였다.
◆ 부모 부양은 “가족만의 몫이 아니다”
부모 부양을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중장년층은 2014년 49.0%에서 2024년 65.0%로 15.9%포인트 늘었다.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29.8%에서 16.7%로 13.2%포인트 줄었다.
변화가 가장 큰 쪽은 정작 부양을 받을 나이에 가까운 60~64세였다. 22.3%포인트 올랐다. 2014년에는 나이가 많을수록 함께 책임지자는 응답이 적었지만 2024년에는 모든 연령대가 60%를 넘었다.
전반적인 가족 관계에 만족한다는 비중도 48.6%에서 59.9%로 올랐다. 2024년 기준 남자는 배우자와의 관계(80.1%), 여자는 자녀와의 관계(79.1%)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 노후 준비 10명 중 8명…수단은 한 곳으로 몰렸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했다는 중장년층은 2015년 75.8%에서 2025년 81.9%로 늘었다. 60~64세가 67.6%에서 79.3%로 11.7%포인트 올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늘어난 것은 준비하는 사람이고, 줄어든 것은 준비하는 방법이다. 주된 노후 준비 수단으로 국민연금을 꼽은 비중은 51.7%에서 61.0%로 올랐지만 사적연금은 11.7%에서 5.4%로 절반 아래가 됐다. 예금·적금·저축성보험도 19.9%에서 14.7%로 내려갔다.
이런 경향은 여자에게서 특히 뚜렷하다. 2015년에는 사적연금과 예금·적금·저축성보험을 합한 비중이 42.0%로 국민연금(41.9%)보다 컸지만, 2025년 국민연금은 56.5%가 됐다. 60~64세도 국민연금을 꼽은 비중이 40.2%에서 62.1%로 21.9%포인트 올랐다.
노후에 필요한 사회의 역할로는 2025년 노후 소득 지원(34.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의료·요양보호 서비스가 30.3%로 뒤를 이었는데, 2015년 18.9%에서 11.4%포인트 올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 쉬고 있지만, 떠나고 싶다
여가에서는 지금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갈렸다. 2025년 주말 여가는 동영상 콘텐츠 시청과 휴식이 각각 73.9%로 가장 많았다.
반면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여가로는 관광을 71.1%가 꼽았다. 취미·자기 개발 활동 45.7%, 문화 예술 관람 34.8%가 뒤를 이었다.
주말 여가를 함께하는 사람은 가족이 64.7%로 가장 많았고, 친구와 함께한다는 비중은 10.0%에서 13.1%로 3.1%포인트 늘었다.
여가 활용에 만족한다는 비중은 23.9%에서 38.9%로 올랐다. 전체 인구와의 격차도 2.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좁혀졌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중장년층은 가족과 일, 건강과 노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변화를 경험하는 생애 전환기의 세대”라며 “사회조사를 통해 국민의 삶과 인식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생애주기별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와 데이터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분석의 중장년층은 국가데이터처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기준을 따른 40~64세로, 2025년 2053만3000명이다. 전체 인구의 39.7%다.
사회조사는 전국 1548개 조사구 1만8576가구의 13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매년 5월 중 16일간 면접과 자기기입식·인터넷 방식으로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