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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진료기록 조작해 ‘프로포폴’ 500명분 빼돌린 의사 구속 [사건수첩]

낮에는 간호조무사, 밤에는 지인이 투약 조력…근무 중에도 투약 정황

환자 진료기록을 조작해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빼돌린 뒤 상습 투약해 온 혐의를 받는 50대 의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 의사의 불법 투약을 도운 간호조무사와 지인, 그리고 하루에 여러 병씩 투약 받으며 이른바 ‘의료 쇼핑’한 중독 환자도 함께 적발됐다.

경찰 로고. 뉴시스
경찰 로고. 뉴시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남 김해의 한 개인병원 원장 A(50대)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A씨 범행을 도운 지인 B씨, 간호조무사 C·D씨, 프로포폴 상습 투약 환자 E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프로포폴 약 2만8380mg을 빼돌려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수면 위내시경을 300명에서 최대 500명에게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양이다.

 

A씨는 프로포폴 재고량을 맞추기 위해 처방이 불필요한 환자의 처방전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투여량을 부풀려 기재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려 외국인 환자 33명의 인적 사항을 이용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주간 업무 시간에는 병원 간호조무사들이 A씨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했고, 퇴근 후에는 지인이 투약을 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간호조무사들은 A씨의 범행을 돕는 대가로 더 좋은 처우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낮 시간대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약 기운이 다 깨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 진료와 시술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전체 투약량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씨가 약 8개월간 지속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E씨는 A씨 병원을 포함해 경남 일대 의료기관 11곳을 전전하며 총 1만980mg의 프로포폴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E씨에 대해 처벌과 병행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연계한 치료 및 재활을 지원할 방침이다.

 

E씨에게 과다하게 프로포폴을 투약해 준 혐의로 다른 병원에 대해서도 처방과 투약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하는 등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용 마약류라 할지라도 프로포폴은 중독성과 의존성이 매우 강하다”며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 투약 및 유통 행위에 대해 보건당국과 협력해 지속적인 관리와 단속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