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청년기업이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대응하는 ‘디지털제품여권(DPP)’ 상용화에 성공했다. 부산에서 성장한 청년기업의 기술이 글로벌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실제 유럽 시장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시는 지역 청년기업 ㈜데이터스피라가 국내 최초로 디지털제품여권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탈리아 유명 의류업체 돌체앤가바나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DPP는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사용·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의 정보를 디지털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EU가 제품의 자원 재활용과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26년부터 품목별 의무 적용을 확대하면서 관련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규제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스피라는 지난해부터 돌체앤가바나와 세계 각국 기업이 참여한 경쟁적 기술검증(PoC)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4월 최종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DPP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했다.
이번 성과는 부산에서 성장한 청년기업이 국제표준 기반 기술을 실제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데이터스피라는 부산시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설립한 국제공동연구소인 ‘카이스트 오토아이디랩 부산혁신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2024년 창업했다. 연구소로부터 디지털전환 국제표준 기술과 기술사업화 등을 지원받아 사업을 확대해 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국제수산물 이력추적 표준기구(GDST) 인증 제품을 출시하는 등 국제표준에 기반한 기술을 잇달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EU는 올해 철강을 시작으로 2027년 전지·섬유·의류·알루미늄·가구 등으로 DPP 의무 적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에게 DPP 대응 역량은 사실상 새로운 무역 경쟁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는 이번 상용화가 지역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제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제품의 생산·유통·재활용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DPP 기술이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이번 기술 상용화와 국제 계약 체결은 지역 청년기업의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력과 도전정신의 결과”라며 “지역 대학 등과 연계해 인공지능 기술의 지역 산업 융합과 도전적 기술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