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 차가 커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10월, 목이 칼칼하다면 가을무를 식탁에 올려보자. 찬 바람이 불면서 단맛과 수분이 차오르는 가을무는 예부터 ‘인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제철 식재료로 꼽혀왔다.
◆ 찬바람 불면 맛이 깊어지는 ‘무’
무는 계절에 따라 봄무·여름무·가을무·겨울무로 나뉜다. 가을무는 서늘한 기온에서 자라면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꼽힌다. 김장철을 앞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해 늦가을 밥상에서 자주 활용된다.
농식품정보누리에서도 가을무를 대표적인 제철 농산물로 소개하고 있다. 지역과 재배 방식에 따라 수확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가을무는 김치와 생채, 국, 조림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며 특히 김장철 주요 식재료로 꼽힌다. 주산지는 충남·전북·전남 등이다.
무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우리나라에서 무를 먹은 역사는 오래됐지만, 문헌으로 확인되는 기록은 고려시대부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1200년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순무를 소금에 절여 겨울에 대비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려시대부터 무를 재배해 먹었을 뿐 아니라 소금에 절여 저장식으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 부위별로 다른 맛…윗부분은 단 맛, 아랫부분은 매운맛 강해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무는 부위별로도 맛이 다르다. 단맛이 강한 윗부분은 생채 등에, 중간 부분은 조림이나 찜에, 매운맛이 강한 아랫부분은 국이나 볶음 등에 활용하기 좋다.
그중 무생채는 가을무의 단맛과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반찬이다. 무 500g을 준비해 껍질을 벗긴 뒤 5~6㎝ 길이로 자르고, 일정한 두께로 가늘게 채 썬다. 여기에 소금 1작은술을 넣어 가볍게 버무린 뒤 10분 정도 두면 무에서 수분이 빠져나온다. 물이 많이 생기면 손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뺀다.
고춧가루 2큰술을 먼저 넣어 무에 고루 버무려 색을 낸다. 이어 식초 1큰술, 액젓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고 골고루 무친다. 마지막으로 송송 썬 대파와 깨를 넣어 한 번 더 버무리면 완성된다.
가을 무를 밥에 넣어 먹으면 별미로 즐길 수 있다.
먼저 쌀 2컵을 깨끗이 씻어 20~30분 정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무 300g은 껍질을 벗겨 5~6㎝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무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밥물은 평소보다 10~15% 정도 적게 잡는 것이 좋다.
솥이나 전기밥솥에 불린 쌀을 넣고 밥물을 맞춘 뒤 채 썬 무를 쌀 위에 고르게 올린다. 별도로 무를 양념하거나 섞지 않고 그대로 밥을 지으면 된다. 취사 후 밥이 완성되면 5분 정도 뜸을 들인 뒤 주걱으로 무가 으깨지지 않도록 밑에서부터 가볍게 섞는다. 완성된 무밥에 양념장을 곁들이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는 무굴국도 잘 어울린다. 가을무의 시원하고 달큰한 맛에 굴의 감칠맛이 더해져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어 10분 정도 끓여 육수를 낸다.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낸 뒤 무와 양파를 넣고 중불에서 10~15분간 끓인다. 무가 투명해지고 젓가락이 쉽게 들어갈 정도로 익으면 다진 마늘과 국간장을 넣는다.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굴을 넣고 2~3분 정도 끓인다. 굴은 오래 끓이면 질겨질 수 있어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어슷하게 썬 대파를 넣고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추면 완성이다.
굴 대신 쇠고기를 넣으면 구수하고 든든한 쇠고기뭇국으로 즐길 수 있다.
냄비에 참기름 1큰술을 두르고 쇠고기를 볶다가 고기 표면이 익으면 무를 넣어 함께 볶는다. 무가 투명해지면 물 1.2ℓ를 붓고 끓인다.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여 20분 정도 끓이면서 국물 위에 떠오르는 거품을 걷어낸다. 무가 충분히 익으면 다진 마늘 1큰술과 국간장 1큰술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된다.
어묵탕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무를 큼직하게 썰어 어묵과 함께 끓이면 무의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국물에 배어든다. 생선조림을 할 때는 냄비 바닥에 무를 깔고 생선과 양념을 올려 함께 익히면 무에 양념이 배어 별미로 즐길 수 있다.
◆ 무 속이 비는 ‘바람 든 무’, 왜 생길까
가을무는 표면이 매끈하고 단단하며,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무청이 붙어 있다면 잎이 싱싱하고 푸른 것을 고른다. 표면에 상처나 갈라진 부분이 많지 않고 눌렀을 때 단단한지도 확인한다. 지나치게 큰 무보다는 모양이 고르고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을 고르면 수분이 풍부하고 아삭한 식감의 무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구입 후에는 무청을 잘라내는 것이 좋다. 무청이 무의 수분을 계속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청을 제거한 무는 흙과 물기를 가볍게 닦아낸 뒤 키친타월 등으로 감싸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자른 무는 단면이 마르지 않도록 랩으로 밀착해 감싼 뒤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무청은 버리지 않고 데쳐 나물이나 국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간혹 무를 잘랐을 때 속이 스펀지처럼 비어 있거나 구멍이 난 경우가 있다. 이를 흔히 ‘바람이 들었다’고 표현하는데, 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수분과 양분의 균형이 맞지 않거나 수확 시기를 놓치는 등의 이유로 내부 조직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람이 든 무는 속이 단단한 무에 비해 식감이 푸석하고 단맛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먹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생으로 먹기보다는 국이나 조림처럼 가열하는 요리에 활용한다.
◆ 수분·식이섬유 풍부한 가을 무
가을무는 수분 함량이 높고 열량이 낮아 부담 없이 먹기 좋다. 비타민 C와 식이섬유도 함유하고 있어 일상적인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특히 무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 등이 들어 있어 예부터 소화에 도움을 주는 식재료로 활용돼왔다. 가열 과정에서 비타민 C 등 일부 영양성분이 줄어들 수 있어 비타민 C 섭취를 고려한다면 생채나 무생채처럼 생으로 먹는 것이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