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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나와”…선 넘은 삼성바이오 노조의 교섭 요구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사측과 갈등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2차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러직스의 경영에 간섭하고 있는 만큼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독립된 별개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바이로직스 노동자들과 근로계약관계가 없는 만큼, 노조가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교섭요구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입구에 설치된 노조 깃발들이 펄럭이는 모습. 뉴스1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입구에 설치된 노조 깃발들이 펄럭이는 모습. 뉴스1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인사·보상제도 등 의제를 한정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제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업계에선 노조가 삼성전자를 걸고넘어지는 우회적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노조 입장에서 자회사 경영진과의 교섭이 반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사측은 임직원 평균 급여와 복지 인프라가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상위 수준이라며 기본급 6.2% 인상,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직급·연차별로 보면 고정급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기본급 9.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3월 23일 사측과 조정이 결렬되자 4월 하순 부분 파업에 이어 5월 1∼5일에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고, 이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8일부터 세 차례 사후 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또 모기업이자 대기업인 삼성전자를 분쟁의 표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사회적 주목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이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또 현재 삼성전자가 이 교섭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노조 역시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대 주주는 지분율 43.06%를 가진 삼성물산이다. 삼성전자(31.22%)는 2대 주주다. 일반적으로 모기업이 자회사 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명시적·물리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아 법적 교섭 의무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하청과 원청의 관계도 아니고, 단지 2대 주주라는 이유로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섭요구는 실제 삼성전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다”며 “결국 2차 총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