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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 정도는…내년까지 결론 내야”

“과학적인 한글, 광화문서 못 봐...사소해 보여도 원칙의 문제”
토론회 설문선 찬반 팽팽…최휘영 장관 “공론화 확대”
6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7월 촬영된 광화문 현판. 뉴시스
6일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7월 촬영된 광화문 현판.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광화문 현판 아래 한글을 함께 표기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내년까지 결론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위대하고 과학적인 한글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장소인 광화문에서 볼 수가 없다”며 “광화문이 2층으로 돼 있는데 위층에는 한문으로 광화문이라고 써 있고, 아마 한문을 못 읽는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래층에 한글로 같이 표현하면 어떻겠느냐는 주장이 있다”며 “병기 정도는 괜찮겠다는 게 제 생각이지만 제 마음대로 하면 안 되니까 계속 맡겨 놓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찬반 논란을 두고 “사소한 문제 같지만 매우 원칙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양측 입장이 다 의미가 있어 어렵긴 하지만 내년까지는 결판을 내서 어떻게든지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촉구했다.

 

광화문 현판의 변천사. 왼쪽부터 1968년 제막식, 2014년 균열이 생긴 현판 모습, 지난 7월 현재 현판. 유튜브 채널 ‘TBS 시민의방송’ 캡처·뉴시스
광화문 현판의 변천사. 왼쪽부터 1968년 제막식, 2014년 균열이 생긴 현판 모습, 지난 7월 현재 현판. 유튜브 채널 ‘TBS 시민의방송’ 캡처·뉴시스

 

광화문 현판은 1968년 복원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한글 현판이 처음 걸렸다. 이후 2010년 경복궁 복원 사업과 함께 고종시대 훈련대장 임태영의 한자 글씨로 교체됐다.

 

그러나 3개월 만에 균열이 발견돼,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한글 단체들이 한글 현판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끝에 한자 현판을 다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후 색상 고증 논란을 거치며 2023년 10월 현재의 검은 바탕에 금빛 글자가 새겨진 현판으로 단장됐다.

 

한글 현판 병기는 지난 1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과 한글날의 효시인 ‘가갸날’ 선포 100주년을 맞아 국무회의에서 공식 제안하며 주요 현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문체부는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광화문 현판 토론회’를 연 데 이어, 7월에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국민과 전문가 200여명이 참여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과 ‘친숙한 접근’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광화문현판 한글 병기’ 모두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광화문현판 한글 병기’ 모두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당시 현장 설문조사에서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한글을 함께 표기한다면 문화유산의 가치와 한글의 상징성을 함께 살릴 수 있다”는 문항에는 찬성(105명)과 반대(101명)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반면 “한글 현판을 병기하지 않아도 광화문에서의 전시·행사·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리면 충분하다”는 항목에는 긍정 응답(155명)이 부정(51명)을 크게 앞질렀다.

 

최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한글날을 계기로 더 많은 국민들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확대하겠다”며 “내년 안에는 시도를 해보겠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