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전복된 경남 사천 선적 29t급 근해자망어선 제7성진호가 선체에 산처럼 쌓은 어획물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너울성 파도를 맞았다는 선원의 진술이 나왔다.
6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구조된 성진호 외국인 선원들은 고등어 등 평소보다 많은 양을 잡아 어창은 물론 선박 위 갑판까지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 이동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일부 선원이 ‘산처럼 쌓여있었다’고 표현할 만큼 대량의 어획물이 배에 실려있던 것으로 보인다.
성진호는 조기잡이 어선이지만 사고 당일에는 고등어 포획량이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성진호는 전날 오전 2시쯤 그물을 끌어 올리는 양망 작업을 마치고 서귀포시 모슬포항으로 임시 입항하려다 오전 3시4분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북서쪽 약 65㎞ 해상에서 전복됐다.
당시 풍속은 10∼14m, 파고는 2.5m 정도였다.
해경은 어획물을 선박에 과도하게 실으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복원력(파도에 맞은 배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선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선장 A(58)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었으며 선원들 대부분 선미 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들은 배가 너울성 파도에 뒤집히자 바다로 탈출해 부유물을 붙잡고 있다가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선상 작업이 끝난 뒤여서 선장과 선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경은 전했다.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해경은 구조된 선원 모두 외국인이어서 통역을 거쳐야 하는 등 조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출항 시 승선원을 8명으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11명이 탄 경위도 조사할 계획이다. 성진호 정원은 12명이지만 직전 항해에서 8명으로 등록한 뒤 이번 출항에서는 승선원 변동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어선에는 한국인 선장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인 9명과 베트남인 1명 등 총 11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이후 선장과 인도네시아 국적 B(27)씨가 실종됐으며 다른 선원들은 인근에 있던 다른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선장은 이날 오전 수중 수색을 통해 우현 선실로 진입하는 통로 입구 천장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이날도 함선 8척과 항공기 5대 등을 투입해 가로·세로 37㎞ 구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