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이 대통령과 정무직 공무원·국회의원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들에 대한 수사는 최근 수장 없이 ‘개문발차’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을 공산이 크다. 행정안전부 장관 지휘를 받는 중수청이 공정한 수사에 나설지도 의문이고, 정권에 대한 견제 구조 약화도 우려스럽다.
민주당 법사위원이 오늘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를 시작으로 검토 중인 공수처법 개정 방향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은 빼는 것이 골자다. 대신 사법·수사기관 종사자에 대한 수사 대상은 넓어진다. 기존 수사경무관(경찰)과 3급(수사관) 이상의 수사·사법기관 종사자에서 전 직급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과거 검찰 지검이나 법원의 지법처럼 전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해 판사와 검사, 수사관, 경찰 등 수사·사법기관을 집중 감시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등 새 형사사법 체계에 따라 수사 대상을 조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수처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공수처의 수사역량과 출범 배경을 보면 의구심이 커진다는 점이다.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이내인 공수처는 2021년 출범 이후 재판에 넘긴 사건이 고작 8건에 불과할 정도로 수사역량을 의심받아 왔다. 무용론도 끊이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이를 빌미로 대통령과 정무직 공무원,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를 중수청에 맡기는 건 더 큰 문제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 구조의 약화와 함께 수사의 공정성 논란도 우려된다. 과거 수사·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고위공직자와 정치권을 겨냥한 수사를 못마땅하게 여겨 공수처를 밀어붙인 민주당의 자가당착이다.
오죽하면 공수처조차 어제 “견제 구조의 후퇴”라며 반대입장을 냈겠는가. 공수처 김백기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수청과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며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이는 수사 대상자의 직속 기관이 수사기관이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독립기관인 공수처와 달리 중수청은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행안부 산하 기관이다. 당초 독립적 지위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척결하겠다고 취지는 훼손되고,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유명무실했던 공수처를 손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공수처의 출범 취지까지 훼손해 가면서 공정성 논란을 자초해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