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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감 첫날 대법원장 난타… 도 넘은 與의 사법부 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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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기싸움, 아집” 모욕 남발
曺, “대법관 재제청 요구 불가” 고수
차라리 헌재 판단 맡기는 게 어떤지

올해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표적으로 한 범여권의 난타가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조 대법원장이 거부한 것을 두고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대통령과 기싸움을 하며 아집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혹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느냐”고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조 대법원장이 오죽 답답했으면 “모욕적이고 슬픈 일”이란 반응을 보였겠는가. 국회에 과반 의석만 갖고 있으면 일국의 대법원장도 발아래로 보이는 것인지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대법원장은 대법원 국감에 앞서 모두발언을 한 뒤 퇴장했다가 감사 종료 직전 소회를 밝히는 것이 헌정사의 오랜 관행이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의 증언을 직접 들어야 한다”며 증인 선서도 거부한 그를 회의장에 붙잡아 뒀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지난해 대법원장 업무추진비로 와인을 1억원어치 넘게 구매한 점을 지적하며 “다 드셨냐”고 묻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법원행정처 구성원들 회식에 지원됐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저 헛웃음만 난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조 대법원장의 행적은 이른바 내란 특별검사팀 및 2차 종합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조사 결과 “대법원은 누구보다, 어느 기관보다 먼저 (계엄은) 위헌적이라고 이야기했다”며 “계엄에 협조한 바가 전혀 없다”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이 사실로 확인된 결과다. 그런데도 이날 민주당은 “내란에 침묵했다”며 조 대법원장을 ‘내란 공범’으로 몰아가려는 행태를 보였다. 사법부 수장이자 삼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장에 대한 정치인들의 도 넘은 겁박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임명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은 서로 분리된 독자적 권한임이 명백하다. 이날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는 조 대법원장의 발언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지극히 타당한 견해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는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이 직접 만나 푸는 것 말고 딱히 해결책이 없다. 청와대·여당이 그렇게 하기 싫다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