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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부품 절반이 위조품 의심…서방 제재 속 ‘짝퉁’ 조달

CAR, 우크라이나서 회수한 화성-11 계열 미사일 부품 분석
81개 부품 중 42개 위조 확인·의심…이란산 16%·러시아산 20% 웃돌아
북한의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기사와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기사와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탄도미사일에서 서방산 부품을 모방한 위조품이 대거 발견됐다. 

 

분석 대상 부품의 절반 이상이 위조품으로 확인되거나 위조가 의심된 것으로 나타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의 정품 부품 조달에 제약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6일(현지시간) 영국의 분쟁무기연구(CAR)가 공개한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CAR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북한의 화성-11 계열 탄도미사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체로부터 진위 여부에 대한 답변을 받은 부품 81개 가운데 42개(51.9%)가 위조품으로 확인됐거나 위조품으로 의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회수한 무기에서 부품을 수집·기록한 뒤 부품에 표시된 제조업체와 상표를 확인하고, 해당 업체에 진위 여부를 문의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실제 위조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폴타바 지역을 공격한 화성-11 계열 미사일에서 회수한 트랜지스터 2개는 미국 제조업체의 정품을 모방한 위조품으로 판정됐다. 해당 업체는 부품의 형태와 표시 위치가 정품과 다르고, 로트 코드도 자사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제가 된 부품은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다. CAR에 따르면 이 부품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하위 시스템의 전력 관리를 제어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부품에 결함이 있으면 미사일 체계의 작동이나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산 무기에서 확인된 위조 부품 비율은 이란이나 러시아산 무기보다도 높았다.

 

CAR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란산 무기에 사용된 부품 가운데 위조품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된 비율은 16%, 러시아산은 20%였다. 다만 이 수치는 각국 무기에서 조사된 부품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전체 무기에 사용된 부품의 위조 비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CAR은 북한·이란·러시아가 생산한 미사일과 다연장로켓, 무인항공기뿐 아니라 전자전 장비와 무전기, 지상 레이더 등 33종의 무기·장비에서 위조품 또는 위조가 의심되는 부품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서 화성-11 계열 미사일 11기의 잔해를 조사하고 수백 개의 부품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서방 국가와 그 동맹국에서 생산된 부품도 확인됐다. 이는 북한이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해외 전자부품을 확보할 수 있는 조달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CAR의 분석이다.

 

다만 위조 부품 사용이 북한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CAR은 위조 전자부품이 세계 전자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제재 등으로 정품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국가들이 모조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품이 아닌 부품을 사용한 무기는 신뢰성과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023년부터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회수된 북한산 미사일의 부품 분석은 북한의 무기 생산과 해외 조달망, 제재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