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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vs “창작의 자유”…박정희 고향 구미서 ‘암살자(들)’ 상영 중단

고(故) 육영수(1925~1974년)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는 상황 속에 경북 구미의 한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구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상영작에서 ‘암살자(들)’을 내렸다. 해당 극장을 제외한 구미 지역 다른 극장들은 정상적으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경북 구미시 한 멀티플렉스의 상영작 알림판에서 영화 ‘암살자(들)’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영화관 관계자는 여러 논란 탓에 ‘암살자(들)’의 상영을 이날부터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미=연합뉴스
6일 경북 구미시 한 멀티플렉스의 상영작 알림판에서 영화 ‘암살자(들)’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영화관 관계자는 여러 논란 탓에 ‘암살자(들)’의 상영을 이날부터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미=연합뉴스

한 영화 관계자는 “암살자(들) 상영 중단은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구미 지역 극장가를 돌며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1917~1979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는 영화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뒤 정치권과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영화 상영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등 구미 지역 18개 단체는 박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영화 상영 중지를 요구하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창작이라는 탈을 쓰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영화로 끝나야 하지만 엄연한 사실로 기록된 역사적 사건을 비틀어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명백한 픽션이면 아예 시대 상황을 알아볼 수 없는 구조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자근·강명구 의원도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 사실 관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사죄하라”며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측은 해당 영화가 해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도 서한을 보내 철회를 요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 측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단정적 결론 대신 다양한 가능성과 질문을 던진 작품”이라고 해명하며 과도한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