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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화재안전진단 한 달 만에 또 ‘불’… 전북대 실험실 안전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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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어 10월도 공과대학 실험실서 화재
이번엔 노후 판소섬유 건조기 과열 추정
관할 소방서 지난 9월 대학 9개동 합동조사
“관리감독 강화해 안전관리 실효성 높여야”

전북의 대표 국립대인 전북대학교 공과대학 실험실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연구·실험실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관할 소방 당국이 지난달 공과대학 9개 동과 부속 공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화재안전조사를 벌인 지 한 달 만에 또 불이 나면서 단순 점검에 그치지 않고 노후 장비와 위험물질 등에 대한 상시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59분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 공과대학 2호관 3층 탄소섬유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 진화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은 이미 불이 꺼진 상태였으며 오전 3시18분 자체 진화가 확인됐다.

지난 8월 18일 오전 9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전북대 공과대학 3층 실험실에서 불이 나 집기류 등이 소실됐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8월 18일 오전 9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전북대 공과대학 3층 실험실에서 불이 나 집기류 등이 소실됐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실험실 내부 건조기 1대가 소실되고 실험실 1㎡가 불에 타 53만7000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 당국은 노후 건조기가 과열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건조기는 실험 중인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탄소섬유 원료)의 변성을 막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화재가 더 주목되는 것은 최근 전북대 공과대학에서 실험실 화재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8일 오전 9시30분쯤에도 전북대 공과대학 3층 실험실에서 불이 나 집기류 등이 소실되면서 3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람이 없는 실험실에서 화학적 요인에 따른 자연발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했다.

7일 오전 2시59분쯤 전북 전주시 전북대 공과대학 2호관 3층 탄소섬유 실험실에서 노후 건조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7일 오전 2시59분쯤 전북 전주시 전북대 공과대학 2호관 3층 탄소섬유 실험실에서 노후 건조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전북도소방본부 제공

이보다 하루 앞서 같은 달 17일에도 공과대학 학과 사무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학생 등 4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 화재는 다음날 발생한 실험실 건물과는 다른 건물에서 발생했다.

 

잇따른 화재에 소방 당국도 지난달 초 전북대 공과대학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에 나섰다. 관할 전주덕진소방서는 화재안전조사단과 전북도소방본부 화재안전조사 태스크포스(TF), 위험물 담당자 등과 함께 공과대학 9개 동과 부속 공장을 대상으로 합동 화재안전조사를 벌였다. 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 정밀 실험기기 등을 취급하는 연구·실험실의 특성을 고려해 화재 위험 요인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다. 소방 당국은 당시 확인된 미비 사항에 대해 현장 지도와 개선 명령 등 계도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검을 마친 지 한 달 만에 노후 실험장비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다시 발생하면서 화재안전조사의 실효성과 함께 대학 측의 후속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학 실험실은 일반 사무공간과 달리 화학물질과 가연성 물질, 고온 장비 등이 밀집해 있어 작은 화재가 대형 사고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화재처럼 노후 장비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정기적인 장비 점검과 교체, 실험실별 위험 요인 관리, 점검 이후 개선 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기현 전주덕진소방서장은 앞서 화재안전조사 당시 “대학 연구실은 다양한 위험물질과 정밀 기기가 밀집해 화재 발생 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화재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학의 자율 안전관리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인해 ‘점검’만으로 연구·실험실의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화재 위험이 높은 실험실을 대상으로 형식적인 점검을 넘어 노후 장비 교체와 개선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