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외주제작 과정에서 주연배우 출연료를 실제보다 부풀려 KBS로부터 제작비를 타낸 뒤 차액을 다른 업체를 거쳐 되돌려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박장범 KBS 사장이 회사 감사의 인사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7일 감사원의 2021∼2025년 KBS 제작비 관련 감사 결과에 따르면 KBS는 제작비 95억원 규모의 한 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업체 2곳과 외주계약을 맺고 A업체에 선급금 20억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주연배우 출연료 명목은 10억원이었다. 그러나 A업체가 배우 소속사에 실제 지급한 출연료는 5억5000만원이었다. 나머지 4억5000만원은 소속사의 채권을 넘겨받았다는 B업체에 지급됐다. 배우 소속사는 출연료를 10억원으로 정한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B업체에 채권을 양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B업체는 4억5000만원에 부가가치세를 더한 4억9000만원을 다시 A업체에 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A업체에 KBS를 기망해 4억5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사기 혐의가, B업체에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혐의가 있다고 보고 KBS에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조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박 사장이 박찬욱 전 KBS 감사의 인사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서도 주의 요구했다. 박 전 감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로 후임 감사를 임명한 것은 무효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후 후임 감사 요청으로 임명된 감사실 부서장 5명을 교체해 달라고 9차례 요구했지만 박 사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