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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복상장 위약금 부과 첫 사례 ‘솔리다임’ 되나

금융당국, 적용 가능성 언급 주목

국내선 ‘주주보호 5대 의무’ 부과
해당 요건 충족 못하면 상장 못해
해외상장은 사전 심사 받지 않아
거래소 “위약금 발생 가능성” 답변

솔리다임, SK하이닉스 손자회사
美증시 ‘연쇄 중복상장’ 논란 예고
회사측선 “확정된 사항 없다” 발표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를 두고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규정 위반으로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는 사례로 ‘해외 상장’을 지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중복상장은 한국거래소가 상장심사 과정에서 가려낼 수 있지만, 해외 상장은 거래소의 사전 심사를 받지 않는 만큼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보호 의무 등을 위반할 경우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새 중복상장 규제의 첫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월 중복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 노력과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사항 등을 담은 거래소 상장·공시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시 한 증선위원이 중복상장 과정에서 주주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위약금의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국내 상장은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보호를 위한 5대 의무를 준수하고 중복상장에 찬성 결의하는 것을 전제로 상장심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거래소에 상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상장은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선위원이 “(국내에서는) 위약금이 거의 발동될 일이 없는 것”이냐고 묻자 고 과장은 “그렇다”면서 “그런데 해외 상장할 때는 거래소가 상장심사를 하지 않아 5대 의무 관련해서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를 도입하면서 예외 기준을 마련했다.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 영향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를 이행하고 상장에 찬성 결의하는 것을 전제로 중복상장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지난달 코스닥 상장사 덕산넵코어스가 모회사 덕산하이메탈의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주주보호 방안을 토대로 예외적 상장을 허용받았다.

문제는 해외 상장이다. 해외 상장 땐 거래소의 중복상장 심사를 적용받지 않아 모회사 이사회가 관련 의무를 지키지 않더라도 상장 자체를 사전에 걸러낼 수 없다. 금융당국이 증선위 의결 과정에서 해외 상장을 위약금 발생 가능 사례로 언급한 이유다. 증선위 의결 당시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미국 반도체 기업 솔리다임의 IPO 가능성이 이미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었다.

현재 솔리다임 IPO는 ‘연쇄 중복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SK그룹의 반도체 부문 지배구조가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만큼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상위 지배회사인 SK스퀘어와 SK㈜의 주주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해 재상장한 사례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로, 쪼개기 상장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전체 실적에서 솔리다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AI·반도체 시장 활황으로 솔리다임 가치가 점점 커지는 만큼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앞서 1일 “솔리다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모든 판단의 기준은 장기적 주주가치”라고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6일 논평을 내고 “SK(주), SK스퀘어,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중복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5단 중복상장인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를 해외에 상장하더라도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자회사 사업의 미래가치가 신규로 유입되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분산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해외 중복상장도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