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주취자 등에게 폭행당한 소방 구급대원이 14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대원들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피해는 총 1399건에 달했다.
◆ 연평균 254건 발생… 가해자 84%는 만취 상태
연도별 폭행 피해 건수는 2021년 248건, 2022년 248건, 2023년 249건, 2024년 269건, 지난해 198건, 올해 6월까지 148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254건 안팎의 물리적 폭력이 반복되는 셈이다.
가해 사유는 ‘음주’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1399건 가운데 음주 상태에서 발생한 폭행이 1180건으로 전체의 84.3%를 차지했다. 정신질환 상태에서의 폭행은 79건(5.6%), 기타 사유는 140건(10.0%)으로 집계됐다. 구급 현장 위협 요인의 대부분이 만취자 난동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전치 4주 중상에 사망 사고까지… 계속되는 참변
실제 대원들이 겪는 신체적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3월 14일 서울에서는 한 소방교가 환자의 혈당 측정을 위해 소독하던 중 머리와 가슴·복부를 무차별 발길질당해 전치 4주 이상의 중상을 입었다.
앞서 2018년 4월 2일 전북에서는 주취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던 소방경이 머리를 5차례 폭행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 대원은 뇌출혈과 폐부종·심부전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사고 한 달 만에 끝내 숨졌다. 구급대원의 신체적 안전 확보가 현장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 소방청 “구급차 내 방어시설 및 경찰 공동대응 검토”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강명구 의원은 “구급차 내부에 방어시설을 마련하는 등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며 “환자를 이송하기 전에 폭력 위험을 미리 판단하고, 위험성이 높으면 경찰과 함께 대응하거나 출동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용철 소방청장은 이날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히며 현장 대응 매뉴얼 개선과 안전 대책 검토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