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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메이크업·뾰족구두 타인에 피해”…인사처장 결국 사과 [투데이 여의도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 “풀메이크업·뾰족구두 타인에 피해”…인사처장 결국 사과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공무원 면접시험의 복장 간소화 방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성 수험생의 화장과 구두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최 처장은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행안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10일 공무원 채용 공고를 통해 “남녀 모두 정장 착용을 지양하고 넥타이, 정장 구두 착용을 금지한다”며 시험장에서 구두에 덧신을 씌우겠다고 안내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해당 방침을 지적하자 최 처장은 “덧신 문제에는 분명한 채용국의 입장이 있어 제가 허용했다”고 답했다.

 

최 처장은 “여성 수험생들이 ‘풀 메이크업’을 하고 정장 입고 뾰족구두를 신고 오는데, (면접 시험장이) 카펫이 깔린 데도 아니고 소음방지 대책도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면접시험 때 화려하게 정장 입지 말고 평상복으로 오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하이힐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이라는 발상은 정말 상식을 초월한다”며 “시험장에선 하이힐을 신으면 안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후 민주당 소속 김영진 행안위원장이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최 처장은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② ‘암살자(들)’ 놓고 충돌…野 “감독 불러야” 與 “사상 검열 안 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감독과 작가 등을 증인으로 불러 제작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국정감사장이 창작물의 사상을 검열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영화 제작 경위, 악의적으로 내용을 편집한 의도를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다”며 “그런데도 한 명의 증인, 참고인도 채택 안 된 상태에서 허진호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등은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영화 '암살자(들)'에 관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영화 '암살자(들)'에 관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국정감사장은 사상을 검열하는 자리도,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영화를 집중해서 보니 (역사 왜곡 주장은) 터무니없는 지적이라고 생각돼 증인 채택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원장도 “영화 내용을 가지고 국감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영화 내용을 점검하고자 창작자를 국회에 부르는 것은 양당 간사가 합의해도 위원장이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영화의 역사 왜곡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과 관객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사전 검열이 엄격하게 금지되는 우리나라에서 정부는 창작물 내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③“전세계 웃음거리”, “개선 의지 없어”…여야 한목소리 선관위 질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의 후속 조치를 두고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중앙선관위 의결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당 측 지적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전혀 개선의 의지가 없다. 중앙선관위원들이 일을 제대로 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우리가 (국정조사) 특위를 왜 했는지 한심스럽다”고 질타했다.

강동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강동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도 “6.3 지방선거 때 선관위 업무와 관련한 대혼란으로 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전 세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며 “선관위는 그동안 면목이 없다, 분골쇄신하겠다는 말로 때우고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선관위의 자료 제출을 둘러싼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채용 비리 혐의로 수사받는 선관위 공무원 현황과 관련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채용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선관위는 전혀 모른다는 말인가”라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고액 정치자금 후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자료까지 제출 안 하고 그냥 우리를 믿어달라(는 것은) 안 통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