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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쫙·쏙에 새우깡·하루야채까지…기업들이 우리말에 꽂힌 이유

한글날을 앞두고 기업들의 우리말 작명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에는 '꽉·쫙·쏙'이라는 한 음절을 붙이고, 과자에는 '깡', 에어컨에는 '무풍'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소비자가 제품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도록 하려는 시도다.

 

바디프랜드 제공
바디프랜드 제공    

영어와 외래어를 앞세운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익숙한 우리말은 제품의 차별성을 알리는 수단이 되고 있다. 기업마다 활용 방식은 다르지만 복잡한 설명보다 짧고 쉬운 이름을 앞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로봇 기업 바디프랜드는 8일 건강기능식품 신제품 3종을 출시하며 '바디프랜드 헬스케어'의 6종 제품군을 완성했다.

 

특징은 제품마다 붙인 '꽉·쫙·쏙·푹·뿜·쨍'이라는 우리말이다. 근력과 관절, 체지방·혈당, 수면, 활력, 눈 건강 등 6가지 건강 관리 목적을 짧은 말로 표현했다.

 

바디프랜드는 약 160만명의 고객 이용 데이터와 건강 관심사를 바탕으로 제품 영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출시한 '근력핏 커큐민 골드'에는 '꽉', '관절핏 콘드로이친 뮤코다당단백 1200'에는 '쫙', '슬림핏 다이어트 모로실 VITA'에는 '쏙'을 적용했다.

 

이번에 추가한 제품은 수면 건강을 위한 '수면푹 아쉬아간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담은 '활력뿜 멀티비타민&이뮨 구미', 눈 건강을 위한 '눈쨍 루테인 플러스 구미'다.

 

수면푹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별인정한 아쉬아간다 추출물을 적용했다. 활력뿜은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D·E 등을 배합했으며, 눈쨍에는 마리골드꽃 추출물 유래 루테인과 비타민A를 담았다.

 

원료와 기능성 명칭이 길고 생소한 건강기능식품의 특성을 고려한 작명이다. 다만 제품 이름이 연상시키는 효과와 실제 인정된 기능성 범위는 구분해야 한다.

 

바디프랜드의 이번 제품 출시는 안마의자와 헬스케어로봇 중심 사업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넓히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회사는 향후 마사지 프로그램과 건강기능식품을 연계한 건강관리 구독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말을 활용한 제품 작명은 식품업계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심의 '새우깡'이다.

 

1971년 12월 출시된 새우깡은 어린아이도 쉽게 발음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을 앞세웠다. 농심은 이후 감자깡과 고구마깡, 양파깡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깡'이라는 짧은 말이 과자 브랜드를 구분하는 공통 이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2023년 출시한 먹태깡에서도 이어졌다. 새우깡으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를 새로운 제품에 연결한 사례다.

 

성과도 확인됐다. 농심의 회사 소개 자료에 따르면 새우깡은 2023년 매출 108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선보인 먹태깡은 출시 약 반년 만에 누적 판매량 1273만봉을 넘어섰다.

 

새로운 제품에 익숙한 이름을 붙여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기존 제품과의 연관성까지 높인 셈이다. 

 

hy의 '하루야채' 역시 우리말로 제품의 성격을 전달하는 사례다.

 

'하루'와 '야채'를 결합한 이름에서 일상적인 채소 섭취라는 제품의 방향을 떠올릴 수 있다. hy는 현재도 하루야채를 주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는 한층 직접적이다. 제품 이름에서 어떤 맛의 우유인지 바로 알 수 있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는 한국 전통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용기 디자인도 특징이다. 빙그레는 2023년 기존 바나나맛우유의 단지 용기에 아이스크림 브랜드 메로나를 결합한 '메로나맛우유'를 출시하기도 했다.

 

바나나맛우유는 제품의 맛을 직접 설명하는 이름이고, 메로나맛우유는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두 브랜드를 결합했다는 차이가 있다. 

 

가전업계에서도 제품의 기능을 쉽게 전달하는 우리말이 쓰인다.

 

삼성전자가 2016년 처음 선보인 '무풍에어컨'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직접 몸에 닿는 강한 바람 없이 냉방하는 제품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무풍'이라는 이름을 내세웠다.

 

이 이름은 이후 여러 제품군으로 확대됐다. 올해 2월 공개한 2026년형 제품에도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와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프로 벽걸이'라는 명칭이 적용됐다.

 

영어로 된 기술·제품군 이름과 우리말을 결합하면서도 냉방 방식의 특징을 전달하는 '무풍'은 유지한 것이다. 

 

기업들이 우리말을 활용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바디프랜드는 제품의 섭취 목적을 한 음절로 압축했다. 농심은 '깡'이라는 공통 이름으로 제품군을 연결했고, hy와 빙그레는 제품의 성격과 맛을 직접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냉방 기술의 특징을 우리말에 담았다.

 

이름의 역할도 서로 다르다. 어떤 기업에는 제품을 쉽게 설명하는 수단이고, 다른 기업에는 이미 구축한 브랜드의 인지도를 새로운 상품으로 확장하는 방법이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처럼 소비자가 원료와 기능성을 따져야 하는 시장에서는 이해하기 쉬운 제품명이 관심을 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쉬운 이름이 기능성의 근거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인정받은 기능성과 함량, 섭취 시 주의사항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