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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에 깨알 같은 검은 점…먹어도 될까, 버려야 할까?

질소 공급량·품종 따라 깨씨무늬 정도 달라
물러짐·점액·악취 있으면 버려야

배추를 손질하다 흰 잎자루에 깨알 같은 검은 점이 촘촘히 박힌 것을 발견하면 곰팡이가 핀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런 점은 왜 생기며 배추가 상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배추 잎자루에 나타난 깨씨무늬를 재현한 AI 생성 이미지.
배추 잎자루에 나타난 깨씨무늬를 재현한 AI 생성 이미지.

 

◆ 배추의 검은 점, ‘깨씨무늬’일 수 있어

배추에서 종종 보이는 검은 점은 재배 과정에서 생기는 생리장해인 ‘깨씨무늬’일 수 있다. 주로 흰 잎자루나 잎맥에 깨알 같은 작은 점으로 나타난다. 미국 플로리다대 식품농업과학연구소(IFAS)에 따르면 점은 대개 지름 1~2㎜의 둥글거나 길쭉한 모양이다. 겉잎의 흰 잎자루에서 주로 보이며 속잎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질소가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할 때 이런 점이 생길 수 있다. 질소가 과다하면 어린잎에 검은 점이 나타나고, 생육 후반에 부족하면 겉잎의 영양분이 속잎으로 이동하면서 흰 줄기 부분에 점이 생기기도 한다.

 

IFAS는 질소 비료량 외에도 배추 품종과 토양 상태, 기온·햇빛, 수확 조건 등이 깨씨무늬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확한 배추는 저온 저장 중 깨씨무늬가 더 짙어질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수확한 배추는 저온 저장 중 깨씨무늬가 더 짙어질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2017년 한국원예학회 학술지 ‘원예과학기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질소 공급량과 배추 품종에 따라 깨씨무늬가 나타나는 정도가 달랐다. 연구진은 봄배추 ‘력광’과 ‘청옥’을 질소 기준량의 절반, 기준량, 두 배를 준 조건에서 재배했다. 두 품종 모두 기준량보다 질소를 적게 주거나 많이 줬을 때 수확 시 깨씨무늬가 나타났다. ‘력광’은 질소를 두 배 준 경우, ‘청옥’은 절반만 준 경우 증상이 더 심했다.

 

배추를 수확한 뒤 저온 저장하는 동안 깨씨무늬가 더 심해질 수 있다. IFAS가 소개한 연구에서 수확 당시 증상이 가벼웠던 배추도 저온에서 10~12일 보관한 뒤 점이 늘거나 짙어졌다. 증상 변화는 품종마다 달랐다.

 

◆ 잎의 반점이 커지면 다른 원인도 살펴야

배추의 검은 점이 모두 깨씨무늬인 것은 아니다. 잎에 생기는 검은무늬병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검은무늬병’에 감염된 배추. 충남도 제공
‘검은무늬병’에 감염된 배추. 충남도 제공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검은무늬병은 배추가 알터나리아속 곰팡이에 감염돼 생긴다. 초기에는 잎에 담갈색의 타원형 또는 방추형 반점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반점이 커지면서 동심원 무늬가 생기고, 심한 경우 잎이 누렇게 변해 마르거나 병든 부위에 구멍이 뚫린다. 기온이 높고 습한 환경에서 검은무늬병이 발생하기 쉽다.

 

깨씨무늬와 검은무늬병은 주로 발생하는 부위와 진행 양상이 다르다. 깨씨무늬는 흰 잎자루나 잎맥에 깨알 같은 작은 점이 박힌 모습이 특징이다. 잎의 갈색 반점이 커지면서 동심원 무늬가 나타나고 잎이 누렇게 변해 마른다면 검은무늬병일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병반이 작아 두 증상을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 깨씨무늬 있는 배추, 먹어도 괜찮을까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깨씨무늬가 있는 배추는 독성이나 영양상 문제가 없어 먹어도 괜찮다. 점이 보기 싫다면 해당 잎을 떼거나 점이 있는 부분만 잘라내면 된다. 검은 점이 보인다고 해서 배추를 버릴 필요는 없다.

깨씨무늬가 있는 배추는 독성이나 영양상 문제가 없어 먹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깨씨무늬가 있는 배추는 독성이나 영양상 문제가 없어 먹을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깨씨무늬가 있다고 해서 배추가 상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검은 점이 없더라도 배추가 상했을 수 있다. 잎이나 줄기가 물러지거나 표면이 미끈거리고 끈적한 액이 생기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시큼하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고 솜털 같은 곰팡이가 보여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