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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주의회 ‘극우 의장’·佛 첫 상원 교섭단체… 유럽의회 ‘우향우’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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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몸집 키우는 강경우파

獨 AfD, 군소정당 BSW 합세 의장 입성
‘극우 협력 거부’ 정당서도 이탈표 4표
방화벽 균열, 주총리 선출 이어질지 주목

佛 RN, 상원 선거에서 9명 추가 당선
대중 넘어 지방정치인 지지 확대 의미
英 극우정당 약진… 스웨덴 연정 변수

‘변방’에 머물렀던 유럽 각국 극우 정당들이 선거를 통해 늘어난 의석을 바탕으로 주류 세력으로 올라서고 있다. 독일에서는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사상 처음 주의회 의장을 배출했고, 프랑스 국민연합(RN)은 처음으로 상원 교섭단체를 구성해 정치적 발언권을 확대했다. 이들의 영향력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獨 극우 배제 ‘방화벽’에 균열

 

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MDR에 따르면 작센안할트주 의회는 이날 AfD 소속 토비아스 라우슈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라우슈는 1차 투표에 참여한 의원 82명 가운데 48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반대는 29표, 기권은 5표였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 소속 토비아스 라우슈 작센안할트주 의회 의장(왼쪽)과 울리히 지그문트 AfD 주총리 후보(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마그데부르크 의사당에서 라우슈의 의장 선출을 기념하며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마그데부르크=로이터연합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 소속 토비아스 라우슈 작센안할트주 의회 의장(왼쪽)과 울리히 지그문트 AfD 주총리 후보(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마그데부르크 의사당에서 라우슈의 의장 선출을 기념하며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마그데부르크=로이터연합

찬성표는 AfD 39석과 AfD 지지 방침을 밝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 5석을 합친 44석보다 4표 많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두 정당 외에서도 최소 4명의 의원이 라우슈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무기명 투표여서 추가 지지표를 던진 의원들의 소속 정당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극우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기성정당의 ‘방화벽’ 원칙에 균열이 드러난 것이다.

 

주의회 의장은 주정부의 정책을 결정하고 행정을 책임지는 주총리와는 다른 자리다. 그러나 의회를 대표하고 회의를 진행하며 의회 사무처와 직원 인사를 관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달 주의회 선거 압승이 기반이 됐다. AfD는 지난달 6일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43.8%를 득표해 기독민주당(CDU·17.2%)을 크게 앞섰다. 2021년 득표율인 20.8%의 두 배를 넘는 성적으로 제1당에 올랐다. 다만 확보한 의석은 39석으로, 단독 과반인 42석에는 3석이 부족했다.

 

향후 관건은 의장 선출에서 나타난 추가 지지가 주총리 선출로 이어질지다. 작센안할트주 의회에 따르면 주총리 선출도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주헌법상 1·2차 투표에서는 재적 의원 83명의 과반인 42표가 필요하다. AfD 의원 39명이 모두 찬성하면 다른 정당 의원 3명의 지지만으로 AfD 주총리 후보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당선될 수 있다.

 

CDU·사회민주당(SPD)·녹색당·좌파당은 공식적으로 AfD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BSW도 AfD와의 정식 연정에는 반대하며 지그문트의 주총리 선출에서는 기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의장 선출은 정당 차원의 협력 거부가 개별 의원들의 투표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보여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佛 극우, 대선 앞두고 발언권 확대

 

프랑스 극우 정당 RN은 동맹 정당 공화국우파연합(UDR)과 함께 이달 5일 사상 처음으로 15명 규모의 상원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프랑스 상원 전문 방송 퓌블리크세나는 지난 1일 교섭단체 이름이 ‘지역을 위한 국민연합’이며, RN 소속 에드위주 디아즈 의원이 대표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교섭단체를 확보한 극우는 상원에서 발언 시간과 의회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넓히게 됐다. RN과 UDR은 정부를 상대로 한 질의와 상임위원회 활동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의사일정을 논의하는 기구에도 참여해 자신들이 중시하는 의제를 제기할 수 있다. 개별 의원으로 활동할 때보다 정부 견제와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유리해진 것이다.

 

극우의 첫 상원 교섭단체 출범은 지난달 선거에서 RN이 의석을 크게 늘린 결과다. RN은 전체 348석 가운데 178석을 새로 뽑은 상원 선거에서 9명의 당선자를 냈다. 기존 의원 3명을 합쳐 12석으로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최소 10석을 넘겼다. UDR 당선자 2명과 기존 공화당(LR) 교섭단체에서 활동했던 실비 고이샤방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공동 교섭단체는 15명으로 늘어났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왼쪽)와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6일(현지시간) 파리 RN 당사에서 당의 예산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대화하고 있다. 파리=AFP연합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왼쪽)와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6일(현지시간) 파리 RN 당사에서 당의 예산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대화하고 있다. 파리=AFP연합

상원 의석 확대는 RN이 대중적 지지를 넘어 지방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기반을 넓혔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상원의원은 주민이 직접 뽑지 않고 시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 선출직을 중심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일간 르몽드는 이번 결과를 극우의 지역 기반이 더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했다.

 

RN은 상원 진출 확대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마린 르펜 RN 하원 원내대표는 “새 상원의원들이 대선 운동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통적 우파 정당인 LR과 중도 세력이 다수를 유지하고 있어 극우의 약진이 상원의 주도권 교체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상원 공식 명단상 LR 교섭단체는 124석, 중도 교섭단체는 63석으로 두 세력을 합치면 전체 348석의 과반인 187석이다.

 

이밖에 영국에서도 지난 5월 잉글랜드 지방선거에서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Reform UK)이 당선 의석수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스웨덴은 지난달 총선에서 집권 중도좌파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뒤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도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주택난 항의 시위 후 다음달 ‘조기 총선’을 치르는 스페인에서도 극우 정당이 세력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26일 기준 정당 지지율은 보수 국민당이 1위, 좌파 사회노동당이 2위, 극우 복스가 3위인데, 국민당과 복스가 손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