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공소청·중수청 첫발… “警 고소·고발사건 어디로” 변호사도 혼선

검찰청 폐지 후폭풍

공소청에 남아 있는지 통지 없어
“의뢰인에 일일이 킥스 확인 요청”
“사건처리 경우의 수만 늘어” 불만

중수청은 새 공무원증 발급 지연
압수수색 땐 신분확인 마찰 우려

검찰청 폐지와 기소·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등 형사사법체계의 대격변으로 인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건 당사자들과 변호인들이 기존에 경찰에 고소·고발했던 사건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기 전에 경찰이 검찰로 송치한 사건이 그대로 공소청에 남은 것인지, 공소청에서 경찰이나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인지 당사자와 변호인들이 일일이 파악해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사건을 수임한 일부 변호사들은 검찰청 폐지 전 경찰이 검찰로 송치한 사건이 검찰 폐지 후에 그대로 공소청에 있는지 여부를 곧바로 알지 못해 업무에 혼선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서 사건 등 서류들을 들고 이동하는 경찰 관계자들 모습. 뉴시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서 사건 등 서류들을 들고 이동하는 경찰 관계자들 모습. 뉴시스

경력 21년차인 A 변호사는 “기존에 검찰에 있던 사건을 중수청이나 경찰로 보내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검사의 수사권 폐지 유예기간(90일) 동안 공소청이 수사를 완료해 공소 제기를 하기로 한 것인지 등을 바로 알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의뢰인에게 직접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사건이 그대로 공소청에 있는 게 맞는지 일일이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번거로움을 토로했다.

이 변호사는 “2일부터 중수청이라는 새 수사기관이 생기면서 사건 처리 경우의 수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며 “수사를 하던 검찰이 수사기관이 아닌 공소청으로 갑자기 바뀐 만큼 당사자나 변호사들 입장에선 당연히 내 사건이 어디에 가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소청에서 사건이 어느 단계, 어느 기관에 있는지 일괄적으로 통지를 해주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해주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12년 경력의 B 변호사도 “새로운 제도의 과도기인 만큼 사건 당사자나 변호사 모두 사건 소재를 직접 일일이 확인해야 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서 관계자가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서 관계자가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소청 관계자는 “검찰청 때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지금 어느 기관과 단계에 있는지는 킥스에서 검색할 수 있고, 공소청 민원실에 전화 문의를 해도 상세히 확인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아무런 통지가 없다는 것은 곧 사건이 계속 공소청에 남아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개문발차(문이 열린 상태로 출발)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중수청은 수사관들이 아직 새 공무원증을 발급받지 못한 채 검찰 근무 당시 쓰던 공무원증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 각 지방청이 일선 부서에 사건 배당을 시작해 곧 수사에 착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현장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상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를 진행할 때는 현장에서 영장과 함께 공무원증을 제시해 소속과 신분 등을 고지한다. 이 과정에서 중수청이 아닌 검찰 공무원증을 제시하면 수사 대상자 측에서 신분증상 기관과 소속 기관 불일치 등을 이유로 절차에 응하지 않거나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스1
지난 7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스1

중수청은 현재 새 공무원증 발급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 공무원증을 배부하기 전까진 일단 기존 공무원증을 쓰도록 인사혁신처와도 협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지방중수청 수사관은 “아직 업무 준비도 채 마치지 못한 상황이고 다른 신경 쓸 것도 많은 상황이라 언제 새 공무원증이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본격적인 인지 수사는 앞으로 두세 달은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