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 약물을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미국 사형수가 의식을 되찾으면서 향후 재집행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의 변호인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그가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분노와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당시 상황을 일부만 기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인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생존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엿새 만인 6일 의식을 되찾았다. 변호인단은 교정 당국이 정맥을 찾느라 한쪽 팔에 바늘을 최소 7개 꽂았고, 이 과정에서 혈전과 물집, 화상성 손상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현재 그의 한쪽 손과 두 발은 병상에 묶여 있다고 한다. 조엘 지보트 에모리대 의대 마취과 교수는 약물이 정맥 주변 조직으로 새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펜토바르비탈은 뇌의 전기적 활동을 중단시키는 약물로 동물 안락사에도 쓰인다.
미국에서 사형 집행 약물을 맞은 사형수가 살아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올해 남은 기간 주 내 모든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고, 주 교도소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7일 열린 심리에서 주 법무장관실 측은 재집행 여부를 밝힐 수 없다고 했고, 법원은 집행 실패와 관련한 모든 기록과 증거를 보존하라는 명령을 내리겠다고 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그가 주 정부로 인해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었다며, 남은 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주지사에게 호소하고 있다. 반면 사형 집행을 보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내슈빌까지 차를 몰고 온 피해자의 유족은 이번 집행 실패로 약속됐던 정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파이크는 18세이던 1995년 남자친구 등 2명과 함께 같은 직업훈련센터에 다니던 콜린 슬레머(당시 19세)를 잔혹하게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10대 때부터 사형수로 수감돼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