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농지법 위반이 확인돼도 상속·고령농·관행 임대차 같은 일반적인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농지은행 위탁 등을 조건으로 처분을 유예하려던 방침을 바꿔 특별조치법을 통해 아예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농지조사 후속조치와 제도개혁 방향’ 브리핑에서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사안은 농지법상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국회와 협의해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특조법 기간 농업인에게는 임대차 등이 현행 규정에 맞지 않더라도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는 특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조법에는 상속농지의 휴경 및 소유상한 초과, 고령농·관행 임대차 농지, 농업용 창고 같은 미허가 시설 등 농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발생한 위반사항에 대해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송 장관은 “특례기간은 2~3년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 기간 농지법을 개정하는 동시에 (관행적 위법은 대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지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일반적이고 관행적인 위반에 대해서는 특조법을 통해 현행법상 처분 규정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특조법으로 일정 기간 유예하고, 다음에 처분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다”며 “이번 농지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행적 위법 사안은) 처분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농지은행에 농지를 위탁하지 않아도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송 장관은 “농업인이 원하는 경우에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매도하는 것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은 휴경·관행 임대차 등을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는데, 아예 처분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명백한 투기행위로 판단되면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처분 대상이 되는 투기 유형은 세 가지다. 우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하고도 농사를 짓지 않고 무단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다.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는 처분에서 제외된다. 토허가구역 내 농지는 15만헥타르(ha)다.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을 사서 가격이 올랐을 때 되팔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하고 무단 방치하거나 임대해도 처분대상이 된다. 농업법인을 만들어서 농지를 취득한 후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하면서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투기로 판단한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투기 유형을 제외한 위법행위에 대해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내용의 특조법을 이달 중 발의하고, 12월까지 국회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 전수조사 결과와 특조법 시행 이후 현장 의견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중 개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