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이화영(사진)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의 가석방 요구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형기와 외부 접견 내역 등을 들어 이 대통령을 겨냥했고,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직무대행을 하는 동안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의혹을 추궁하며 맞불을 놨다.
◆野, 가석방 공세… 이화영 “진의와 달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 이 대통령 측에 가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징역 7년8개월을 확정받았다며 “실무적으로는 형기의 약 80%를 채워야 가석방 심의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아직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요구한 것은 향후 가석방을 압박하기 위한 신호 아니냐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옥중 자필 입장문에서 “제 변호인이 저의 오랜 수형 생활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한 모양”이라며 “진의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울 대북송금에 관한 수원지검의 조작이 국회의 국정조사 등을 통해 상당 부분 드러났음에도 진상규명이 지체되는 게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조작된 누명으로 저와 마찬가지의 고통을 받고 계실 대통령님의 고뇌도 공감한다”고 했다. 다른 변호인들도 청와대에 화가 났다거나 가석방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부지사의 접견 내역도 꺼내 들었다. 주진우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일반접견 81회, 변호인 접견 353회, 장소변경 접견 20회 등 모두 454차례 외부 접견을 했다. 같은 기간 서신을 주고받은 횟수도 172회였다. 장소변경 접견은 가림막 등 차단시설 없이 별도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특별면회’로 교정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주 의원은 “민주당의 줄면회로도 ‘시한폭탄 이화영’의 입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풀어주자니 ‘공범 인증’, 가둬두자니 폭로가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공세에 가세했다. 장동혁 대표는 “불법 대북송금이 단독 범행이라고 그렇게 우기더니, 가석방 안 시켜주면 뭐라도 터뜨릴 모양”이라며 “이화영 지뢰 하나만 터져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수 “공소취소 지휘 안 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최소한 직무대행을 하는 동안에는 공소취소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직무대행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지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입장이 현재도 법무부 방침인지 묻는 질문에도 “맞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진상조사는 재판을 대신할 수가 없다”며 법무부 산하 조사기구가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점검하더라도 유무죄 판단은 재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직무대행은 검찰미래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도 검찰미래위원회가 선정한 19건 가운데 상당수가 재판 중인 사건이라며 재판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직무대행은 “어떤 결론을 정해놓고 조사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與 “한동훈 자료유출 조사해야” 맞불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내부 문서인 기소계획서를 공개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한규 의원은 법무부가 문서 유출 가능성을 확인한다고 한 지 한 달이 지났다며 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이 직무대행이 수사로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하자 김 의원은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철저한 조사와 한 의원의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이 직무대행은 관련 사실 확인이 진행 중이며 경찰에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 검사가 수사기록 일부를 외부로 들고 나간 정황을 거론하며 수사기록·내부보고서 유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이 직무대행은 “제도적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18인분 중 6인분”…서영교 발언권 충돌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의 발언 시간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전체 발언 시간의 3분의 1가량을 위원장이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18명이 회식하는데 18인분 고기를 시켰다면 1인분씩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6인분을 혼자 드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아주 모욕적인 말씀을 들었다”며 “혼자 6인분을 먹었다는 것은 인신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법사위 의사진행 자료를 들어 보이며 “위원장은 이렇게 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서 위원장으로부터 발언 정지 조치를 받은 국민의힘 박형수·김태규 의원도 항의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박 의원은 “서 위원장이 드디어 정청래·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뛰어넘었다”며 “국정감사장에서 하루에 발언을 2명이나 정지시킨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리를 질러 발언을 정지시킨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