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권총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의 금빛 총성을 뒷받침한 데에는 경기장 밖에서 이어진 스포츠과학 연구도 있었다. 대회를 석 달 앞두고 선수들의 심리와 수행 특성을 점검한 데 이어 현지 경기장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뇌파와 행동 패턴까지 분석하며 실전에서 준비한 기량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다.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이사장 하형주) 한국스포츠과학원(원장 박상현) 국가대표 스포츠과학 지원센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권총 종목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진천선수촌에서는 스포츠 심리 상담과 심리기술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사격 자세와 총구 움직임 등 경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행 특성을 살폈다. 선수마다 경기에서 나타나는 움직임과 심리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해 실제 경기에서 자신의 루틴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낯선 경기장에 대한 적응도 사전에 준비했다. 지원센터는 일본 현지 사격장 정보를 활용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했다. 선수들이 실제 대회장에 들어가기 전 공간과 경기 환경을 미리 접하도록 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낯선 요소를 줄이는 방식이다.
머릿속에서 사격을 수행할 때와 실제 총을 쏠 때 나타나는 차이도 분석 대상이었다. 뇌파 분석을 통해 뇌 혈류 변화를 살펴보면서 집중력과 운동 계획, 수행 조절 과정에서 어떤 특징이 나타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했다. 선수 스스로 감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을 데이터로 들여다본 것이다.
경기 중 행동 변화도 기록했다.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난 순간을 찾아 실제 사격 결과와 비교하면서 경기력이 좋았을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패턴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선수에게 자신에게 맞는 수행 방식을 제시했다.
장태석 사격 담당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경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선수와 지도자”라며 “스포츠과학 지원은 그들이 준비해 온 경기력과 루틴을 실제로 경기장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