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형 집행용 독극물을 두 차례나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사형수의 사형 재집행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에서 살인 혐의로 1996년 사형을 선고 받은 크리스타 파이크(50)는 30년간의 복역 끝에 지난달 30일 치사량의 약물을 2차례 투여받았다. 그러나 숨지지 않고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지난 6일 깨어났다.
테네시주의 사형 집행 절차에 따르면 첫 번째 약물 투여 후 사형수가 사망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두 번째 약물 주사가 준비된다. 다만 두 번째 후에도 사형수가 사망하지 않을 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파이크 측 변호인단은 7일 심리에서 사형 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판사는 당시 사용한 모든 의료 물품과 폐기물, 통신 기록 등 증거를 보존할 것과 파이크가 변호인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변호인단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파이크가 의식을 되찾았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깨어난 뒤 ‘내가 어디에 있느냐.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며 “그가 실패한 사형 집행 과정에 화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단을 자문하고 있는 조엘 지보트 마취과 전문의는 약물이 혈류로 들어가지 않고 피부 아래 조직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의 감형을 요청하고 있다.
사면과 감형 권한을 지닌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의 정확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했으며 올해 남은 사형 집행도 중지했다. 이번 사형 집행의 총괄 책임자인 프랭크 스트라다 주 교정국장은 이달 말 사임하기로 했다.
스티븐 존슨 변호사는 당국이 지난 1년 동안 2차례 사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동일한 방식의 재집행이 법적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5월에는 사형수 토니 카루더스의 사형 집행이 실패한 바 있다.
존슨 변호사는 “주 정부가 다른 방식으로도 사형 집행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경우 주 의회의 승인 등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 테네시주 정치권에서는 다른 수단으로 사형을 재집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