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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도움 돌려주고 싶어요”… 김제 마을 어르신에게 일본을 선물한 결혼이민자들

‘친정언니맺어주기’ 참여한 하시모토 시호씨 등
유가타 입고 봉오도리 전통춤·일본 음식 선봬
“지역공동체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어요”

일본 전통의상인 유가타를 차려입은 하시모토 시호(40·여)씨가 마을 어르신들 앞에서 봉오도리 전통춤을 추기 시작하자 경로당 안에 박수가 퍼졌다. 춤을 마친 하시모토씨는 일본식 어묵국과 버섯밥, 찹쌀떡, 일본 과자를 차려놓고 어르신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음식을 맛본 어르신들이 웃음을 보이자 하시모토씨도 환하게 미소 지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열린 ‘친정 언니 맺어주기’ 마을리더 키우기 행사에서서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이 일본 전통 춤을 선보이고 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열린 ‘친정 언니 맺어주기’ 마을리더 키우기 행사에서서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이 일본 전통 춤을 선보이고 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열린 ‘친정 언니 맺어주기’ 마을리더 키우기 행사에서다. 이날 하시모토씨를 비롯한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 4명과 마을 주민 20여명이 만나 일본 전통문화와 음식을 나눴다.

 

하시모토씨에게 이날 만남은 자신이 한국에 정착하며 받았던 도움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자리였다. 그는 “한국에 시집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시댁 식구들은 물론 가족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을 뵙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너무 좋고, 어르신들이 기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어르신들도 결혼이민자들의 방문을 반겼다. 조정순(76·여) 상하경로당 회장은 “한국에 시집온 며느리들이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보기 좋은데, 이제는 우리에게 문화를 소개하고 음식을 나누며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기특하다”며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다과, 전통 춤까지 보여줘 어르신들에게 좋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의 방문을 환호하고 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의 방문을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결혼이민자들은 전통 춤 공연에 이어 어묵국과 음식, 간식을 함께 나누며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원봉사자와 함께 노인건강체조에도 참여했다. 국적과 세대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어울리는 자리였다.

 

‘친정 언니맺어주기’는 결혼이주여성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지역 여성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하고 친정 언니와 동생처럼 생활 적응과 애로사항 해결을 돕는 사업이다. 김제시는 이 사업을 결혼이민자의 지역사회 참여로 확장해 이들이 자신의 문화와 경험을 나누는 마을리더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제시는 올해 19개 읍면동 경로당에서 일본·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몽골·필리핀·태국·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결혼이민자와 지역 어르신이 만나는 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가족 역사문화탐방과 요리·공예 교실, 초등학교 다문화 이해 교육 등도 운영한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열린 ‘친정 언니 맺어주기’ 마을리더 키우기 행사에서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어묵과 간식 등을 마련해 함께 나누고 있다.
8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상하경로당에서 열린 ‘친정 언니 맺어주기’ 마을리더 키우기 행사에서 일본 출신 결혼이민자 마을리더들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어묵과 간식 등을 마련해 함께 나누고 있다.

장덕상 김제시가족센터장은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준비한 전통문화와 음식으로 지역 어르신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이자 마을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