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사망 사건 현장 사진을 찍어 올리고 조롱성 문구를 남긴 현직 경찰관이 형사재판을 피하게 됐다. 검찰청의 후신인 공소청 지청이 해당 경찰관을 기소유예 처분하면서다. 기소유예란 범죄 행위 자체는 인정되지만 검사 재량에 따라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고 불기소하는 처분을 뜻한다.
공무원들에게 30억원대 사업을 강요한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 당한 전직 전북도의원이 징계 무효 소송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법원은 한국 국적 포기 시기가 지난 만 18세 이상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등을 이유로 국적이탈을 불허한 법무부의 처분을 취소됐다.
◆앞서 검찰시민위원회도 기소유예 의견 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공소청 안산지청은 이달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기 전 수원지검 안산지청일 때인 지난 3월9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송치된 경기 광명경찰서 소속 A 경위를 최근 기소유예 처분했다.
앞서 A 경위는 올해 2월6일 자신의 SNS에 ‘이게 뭔지 맞춰(맞혀)보실 분?’이라는 문구와 함께 변사 사건 현장 사진 4장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은 시신이 흰 천으로 덮인 모습과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는 장면 등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게시물에 “선지를 앞으로 먹지 말아야지”라는 등 고인을 조롱하는 듯한 글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위는 당일 스스로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SNS상에 이를 갈무리한 게시물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A 경위를 직위 해제하고 감찰 지시를 내리는 한편, 안산상록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A 경위는 감찰에서 “추운 날씨 속에 현장 경찰관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 경위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그를 검찰에 넘겼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 경위 사건을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해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구했는데, 검찰시민위는 기소유예 의견을 냈다. 검찰시민위원 12명 중 9명이 기소유예, 3명이 구공판(정식 재판 청구)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처분은 이 같은 심의 결과 등을 토대로 내려졌다. A 경위가 20년 넘게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해 왔다는 점,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활동” 주장에 法 “비위 가볍지 않아”
서울고법 민사27-3부(재판장 이용호)는 지난달 민주당 박용근 전 전북도의원이 민주당을 상대로 낸 징계결의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박 전 의원은 도청 공무원들을 의원실로 불러 30억원 상당 사업비가 드는 전력 절감 시스템(FECO)을 도입하지 않으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예산을 삭감하겠다며 사업 관계자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 전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4월 박 전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박 전 도의원은 예산 절감과 민원 해결을 위한 정당한 의정활동이었다며 징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음주운전이나 폭행 등 다른 징계 사유들과 비교하면 제명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로서 지자체에 대한 예산심의권, 행정사무감사권 등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려 한 것으로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도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을 들어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징계 사례들은 개인적 일탈에 불과한 반면, 원고의 비위 행위는 예산심의권 및 행정사무감사원 등 지방의회에 부여된 공적권한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려고 한 것”이라며 성격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고기한 놓친 경위·현 생활 기반 등 고려
최근 같은 법원 행정1-2부(재판장 차문호)는 B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이탈허가신청 불허처분 취소 소송 2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 국적인 아버지와 미국 국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B씨는 미국에서 줄곧 거주했다. 그는 복수국적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국적이탈 신고 기한 내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했다. 현행 국적법상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까지 국적이탈을 신고해야 한다. 다만 기한을 놓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법무부 장관에게 예외적으로 국적이탈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B씨는 국적이탈 허가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B씨가 기한 내 신고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없고 국적이탈 허가 시 고려할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B씨는 “병역을 회피할 목적이 없고 미국에 주된 생활 근거를 두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의 생활 기반이 미국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적이탈을 허용하더라도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출생 이후 현재까지 한국에 3차례만 방문했고, 체류 기간도 평균 23일에 불과하다”며 “미국에서 직장을 잡아 생활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