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000만원대 초반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올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세전 7억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노조 추산이 나왔다. 연봉의 9배 안팎이다. 이 금액에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새로 도입한 특별경영성과급이 함께 포함돼 있다.
두 성과급은 지급 방식이 다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전액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급한다. 받은 주식의 3분의 1만 바로 팔 수 있고, 나머지는 3분의 1씩 각각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연봉 8000만원인 직원이 OPI로 상한인 40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특별경영성과급은 7억1000만원이다. 공지된 세금·보험료 공제율을 적용하면 지급 직후 매도할 수 있는 주식은 약 1억776만원어치다.
여기에 OPI의 세후 현금을 더해도 초기 현금화 금액은 1억대다. 내년 1월 지급 예정인 OPI와 3월 말~4월 초 지급 예정인 특별경영성과급의 즉시 매도분을 합친 금액이다. 두 성과급을 한 번에 받는 것은 아니다. 이 계산은 OPI 전액 현금 수령, 기부금 미공제, 공제율 유지, 주가 불변 등을 전제로 한다. 실제 수령액과 현금화 금액은 개인별 공제 내역과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 7.5억은 노조 추산…사업부 따라 5.1억 차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지난 7일 특별경영성과급의 지급 시기와 산정 기준을 사내에 공지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사업부별 예상 성과급을 공개했다.
연봉 8000만원대 초반 직원 기준으로 OPI를 포함한 세전 예상액은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조직 약 5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약 2억4000만원이다. 메모리와 시스템LSI·파운드리의 격차는 5억1000만원에 달한다.
노조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인 약 370조원에 이를 것으로 가정해 예상액을 산출했다. 실제 지급액은 연간 실적과 사업부별 지급률이 확정된 뒤 정해진다.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은 DS부문 영업이익이다.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 전망치와 DS부문 성과급 재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 연결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약 254조1000억원이다.
◆재원은 DS 영업이익의 10.5%…지급률 상한 없어
특별경영성과급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기존 OPI와 별도로 도입하기로 합의한 제도다.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개인별 지급률 상한은 없다.
지급 조건도 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해당 연도 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기준이 100조원으로 낮아진다.
전체 재원의 40%는 DS부문 공통 몫으로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의 70% 수준이다. 같은 반도체 부문에 근무하더라도 소속 사업부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지는 구조다.
개인별 지급액은 기초금액에 해당 사업부의 지급률을 곱해 산정한다. DS부문 실제 근무 기간을 반영하며, 올해 가장 오래 소속됐던 조직의 지급률을 적용한다. 사업부별 지급률은 내년 2월 공개될 예정이다.
◆49.5% 먼저 떼지만…최종 세금은 연말정산에서 확정
특별경영성과급은 지급 단계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45%와 지방소득세 4.5%를 합한 49.5%를 일괄 적용해 원천징수한다. 연말정산 때 추가 세금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최종 세금은 성과급이 반영되는 2027년 근로소득과 각종 공제 항목을 바탕으로 2028년 초 연말정산에서 다시 계산한다.
소득세 최고세율 45%는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에 적용된다. 전체 소득에 같은 세율을 매기는 방식이 아니라 소득 구간별로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 구조다. 실제 과세표준과 공제 내역에 따라 환급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금액은 직원마다 다르다.
건강보험료와 고용보험료 공제율은 4.967%다. 소득세·지방소득세 49.5%와 단순 합산하면 54.467%다. 이번 계산은 이 비율을 특별경영성과급 세전 금액에 적용했다. 실제 보험료 부담과 공제액은 개인별 적용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기존 OPI에는 동일한 공제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노사 공동 기부도 추진된다. 직원이 특별경영성과급의 0.2~1%를 자율적으로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출연하는 방식이다. 기부에 참여하면 직원에게 지급되는 주식 가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7.5억 중 바로 팔 수 있는 주식은 약 1.1억
주식 수는 지급일 기준 주가로 정해진다. 특별경영성과급이 세전 1억원이라면 소득세·지방소득세 4950만원과 보험료 496만7000원을 공제해 약 4553만원어치 주식을 받는다.
이 가운데 바로 팔 수 있는 물량은 약 1518만원어치다. 나머지 약 3035만원어치는 절반씩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기부금과 매도 비용은 제외한 계산이다.
노조가 추산한 세전 총성과급 7억5000만원도 같은 방식으로 나눠 봐야 한다. OPI를 4000만원으로 가정하면 특별경영성과급은 7억1000만원이다. 소득세·지방소득세 49.5%를 공제하면 3억5855만원이 남는다.
여기에 보험료 4.967%를 추가로 공제하면 주식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약 3억2328만원이다. 바로 팔 수 있는 주식은 이 금액의 3분의 1인 약 1억776만원어치다. 나머지 약 2억1552만원어치는 절반씩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OPI는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올해부터 적용된 OPI 주식보상 제도에서는 임직원이 지급액의 0~50%를 주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번 계산은 OPI를 전액 현금으로 받는 경우를 전제로 했다. 일부를 주식으로 선택하면 당장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줄어든다.
세전 7억5000만원과 초기 현금화 금액의 차이는 세금·보험료 공제와 주식 매도 제한에서 발생한다. 매도가 제한된 주식도 직원이 보유한 자산이다. 1억대는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한 수치로, 매도가 제한된 주식까지 포함한 전체 성과급 가치와는 구분해야 한다.
주가 변동도 변수다. 매도 제한 기간에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제한이 풀린 뒤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도 줄어든다. 지급 당시 원천징수한 세금은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조정되지 않는다.
퇴직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사내 공지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급 이후 자발적으로 퇴직하거나 징계해고될 경우 매도가 제한된 자사주 상당액을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OPI는 내년 1월…특별성과급은 주총 의결 거쳐 지급
기존 OPI는 예년과 같이 2027년 1월 말 지급될 예정이다. 사업부별 특별경영성과급 지급률은 2월 공개된다. 특별경영성과급은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3월 말~4월 초 자사주로 지급할 예정이다.
2027년 3월 말에 주식을 받는다면 매도 제한 해제 시점은 각각 2028년 3월 말과 2029년 3월 말이다. 실제 해제 날짜는 주식 지급일에 따라 달라진다.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지급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회사가 공지한 세부안에는 부결 시 대체 지급 방식이 명시돼 있지 않다. 노조는 안건이 부결되면 지급 방식을 놓고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전 7억5000만원은 노조가 추산한 예상 성과급이다. 실제 지급액은 연간 실적과 사업부별 지급률이 확정된 뒤 결정된다. 지급받은 성과급 가운데 처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은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하고 주식 매도 제한까지 반영해야 계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