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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인데 매장은 더 커졌다…유니클로·자라·무신사 오프라인 승부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됐지만 패션업계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매장 수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을 열거나 기존 점포를 넓히고, 온라인 주문·픽업과 체험 공간까지 한곳에 넣는 식이다.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2일 ‘유니클로 롯데몰 의왕점’을 새로 열고 ‘유니클로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리뉴얼 오픈했다. 두 곳은 유니클로의 2026년 하반기 첫 신규·리뉴얼 매장이다.

 

서울 서남권 핵심 상권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2009년 문을 연 뒤 17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거쳤다. 매장 면적은 기존보다 약 1.9배 넓어진 1219.8㎡(369평)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고객이 직접 체감하는 시설도 크게 늘렸다. 피팅룸은 기존 7개에서 22개로, 계산대는 4대에서 14대로 확대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당일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ORDER & PICK’ 서비스와 셀프 계산대도 새로 들였다.

 

단순히 옷을 진열하는 공간도 줄이고 있다. 제품별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별도 공간과 비주얼 콘텐츠를 강화하고,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브랜드 철학을 설명하는 공간을 매장 곳곳에 배치했다.

 

같은 날 문을 연 롯데몰 의왕점은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 1층에 여성·남성·키즈·베이비 전 라인업을 넣었다. 의왕뿐 아니라 안양·군포·과천 등 경기 남부 생활권 고객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라는 지난 8월 서울 강남대로에 총 3개 층, 영업면적 2130㎡(약 644평) 규모의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여성복과 남성복 판매 공간 외에도 데님 전용 공간과 애슬레틱 존, 카페 ‘자카페’를 넣었다. 온라인에서 산 상품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픽업 공간과 반품 공간도 따로 만들었다.

 

특히 자라는 온라인 주문·반품 고객과 일반 쇼핑 고객의 동선을 분리했다. 매장에서 상품을 고르는 것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부터 수령·반품까지 한 공간에서 처리하도록 만든 셈이다. 자라는 2008년 한국 진출 이후 전국 2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좋은 입지가 확보될 경우 국내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아예 오프라인 점포 수 확대를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올해 국내외 매장을 6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의 성장 무대를 오프라인으로 넓히고 있는 것이다.

 

올해 2월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열었다. 같은 백화점 안에서 유니클로와 직접 고객을 놓고 경쟁하게 된 셈이다. 당시 무신사 스탠다드는 패션 상품뿐 아니라 자체 뷰티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스파오도 매장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 2월 스타필드 고양점을 리뉴얼하고 전 연령층을 겨냥한 매장으로 개편했다. 프리미엄 소재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뉴베이직’ 전략을 앞세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 5월 온라인몰을 개편하면서 매장 재고 확인부터 픽업 주문까지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찾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수령하는 소비 방식에 대응한 것이다.

 

패션업계가 오프라인에 다시 돈을 쓰는 배경에는 매장의 역할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매출을 내는 판매 공간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상품 체험과 브랜드 홍보, 온라인 주문 상품 수령과 반품까지 담당한다.

 

점포 수를 무조건 늘리는 전략과도 거리가 있다. 유니클로는 매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도 점포 효율을 높이는 방식의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국내 매장은 올해 초 기준 132개로, 2019년 11월 186개보다 적다. 반면 에프알엘코리아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1조3523억원으로 전년보다 27.6% 증가했다.

 

매장 수보다 어디에, 얼마나 크게, 어떤 기능을 넣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자라 역시 지난해 전 세계 약 400개 매장에 변화를 줬다. 이 가운데 신규 점포는 120개였고 나머지는 기존 점포의 리뉴얼이나 확장이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 매장을 밀어내는 구조에서 둘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축도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찾아본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고, 온라인 주문 상품을 매장에서 찾고, 반품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식이다.

 

유니클로가 목동점 면적을 2배 가까이 키우고 자라가 강남 한복판에 644평 매장을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패션업계의 오프라인 경쟁은 점포 수 싸움에서 ‘한 번 방문했을 때 얼마나 많은 경험을 주느냐’는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