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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반도체 엑소더스’·개인은 ‘미국행’… 韓증시 동반 이탈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동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은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를 떠나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인 미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46.38%를 기록했다. 6일에는 이 수치가 46.37%까지 하락하며 2008년 1월11일(46.35%)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18년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초 52.40%까지 상승했던 보유율은 하반기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2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밀려났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코스닥 지수는 6.16포인트(0.69%) 내린 892.27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시간 기준 1.9원 내린 1338.5원을 나타냈다. 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코스닥 지수는 6.16포인트(0.69%) 내린 892.27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마감시간 기준 1.9원 내린 1338.5원을 나타냈다. 뉴시스

SK하이닉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49.59%로, 올 초 고점이었던 54.64% 대비 5%포인트가량 하락했다. 2023년부터 50% 이상을 유지하던 보유율이 8거래일째 49%대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전체의 보유율도 올 초 40.87%에서 38.09%로 내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이 기간 총 4조162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해 들어서는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규모가 197조원을 넘어서며 역대급 자금 이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수급 반전을 위해선 구체적인 실적 전망과 주주 환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이달 29일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연내 자사주 매입 등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언급된다면 주가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좋은 실적만으로는 외국인 수급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외국인의 복귀 시점을 예측하기보다는 변화의 조짐을 확인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7~9월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902억원을 순매도했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5조3735억원, 3조235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9월 한달간 무려 14조1970억원을 팔아치웠다. 10월 들어 8일까지는 약 3조원을 다시 순매수했지만, 하반기 들어 나타난 매도 우위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개인 자금의 미국 증시 유입도 뚜렷하다. 7~9월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76억3224만달러(약 10조1468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선 9월 한달 동안에도 미국 주식은 10억128만달러(1조3417억원)어치 사들였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다 1300원대까지 하락한 원·달러 환율이 자금 이동을 부추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에서 자금이 미국 AI 밸류체인과 같은 고성장 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원화 강세 시기를 활용해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