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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영덕 송이는 어디로 갔나… 최악 흉작에 농가 ‘시름’

산불·폭염 겹쳐 포자 형성 차질
“2026년 생산량 2025년 10분의 1 수준”

군, 11월 1일까지 송이장터 운영
산지 복원·대체작물 지원사업도
“올해 영덕 송이버섯 생산량이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흉작이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10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해면 영해휴게소 송이버섯 판매 축제장. 예년 같으면 송이를 사려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북적였던 판매장은 이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영덕 송이버섯 판매 부스에서 만난 상인 이모씨는 “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과 겹친 폭염에 송이버섯 포자가 형성이 안 돼 작황이 최악인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이들 5개 시·군의 산림 피해면적은 9만9289㏊에 달했다.

국내 송이 생산량의 25%가량을 생산하는 영덕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이후 송이 생산 농가들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영덕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송이버섯 공판이 시작됐다. 11일 영덕산림조합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영덕 송이버섯 누적 판매량은 1934㎏, 판매액 7억400만원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 물량(18t)과 판매금액(34억원)에 비교하면 산불 피해 여파가 매우 컸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주 한두 차례 비가 내리면서 송이 포자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저 기온이 송이 생장 한계인 14도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 게 원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다. 다행스러운 건 특히 올해는 이른 추석 때문에 송이 장터가 예년보다 열흘 이상 일찍 개장한 만큼 앞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지 1, 2등품은 생산 자체가 없고 등외품도 가격이 ㎏당 60만원에 형성되고 있다”고 전하며 “지난해 대형 산불 와중에도 송이 공판량이 좋았던 것처럼 앞으로 1등품이 많이 생산돼 농가소득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서환 영덕군 산림정책팀장은 “이달 중하순까지 기상조건만 받쳐주면 예년에 비해 풍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복숭아 장터가 마련된 고속도로 영덕IC 입구와 7번 국도 영해휴게소에 다음달 1일까지 송이장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영해휴게소에서 송이버섯을 판매하고 있는 나사랑씨는 “영덕은 전국에서 15년 연속 송이버섯 최다 생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송이 최대 집산지”라며 “고객이 많이 방문하셔서 영덕명품송이와 능이버섯을 구매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지난해 초대형 산불로 훼손된 송이 생육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매년 3㏊ 규모의 소나무를 심어 송이 산지 명성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한편 영덕의 산불 피해 송이농가 190여곳 가운데 96%는 두릅과 더덕 등을 함께 재배하면서 대체작물 지원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