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32년 된 소규모 노후 상가 건물에서 노인 대상 생활용품 판매 행사 중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내려 3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인 수십명이 모여 있던 공간에서 천장이 순식간에 내려앉으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소형 시설물의 법적 안전점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16분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지상 4층짜리 상가건물 2층에서 천장 마감재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현장에선 A업체가 구청에 정식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방용품 판매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 천장 한쪽의 마감재가 먼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불과 10초 만에 콘크리트 천장 아래 설치된 마감재와 이를 받치는 구조물(반자)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시 66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38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이 중 18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5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사고가 난 건물은 연면적 892㎡ 규모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연면적 3000㎡ 이상의 대형 건축물에만 정기 안전점검 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해당 건물은 법적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소규모 건축물은 지자체장이 조례에 근거해 별도 대상으로 지정해야 정기 점검이 이뤄진다.
박기범 경일대 교수(건축토목학)는 “현재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구조물 안전점검에 대해선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며 “영세 건물주들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구조물 안전 교육조차 참여율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원인 규명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대구시는 이날 오전 합동 감식을 벌여 구조물 결함이나 부실시공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특히 천장 마감재를 지탱하던 와이어 등 내부 구조물이 노후화로 인해 끊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했다.
경찰은 행사 주관 업체가 설치한 홈캠 1대를 확보해 영상 분석에 착수했다. 영상에는 사고 당시 2층 출입구 기준 좌측에 설치한 무대 위 천장 마감재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나머지도 함께 내려앉은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