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어제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임 청장이 그간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온 데 따른 조치다. 윤 장관은 SNS에 “임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검찰의 정치 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수청 출범 후 행안장관이 처음으로 행사한 감독권이 ‘자중지란’의 결과란 현실이 개탄스럽다.
출범 10일째를 맞은 중수청은 청장 등 필요 인력은 물론이고 유치장과 전산망 등 시설마저 부족해 수사역량과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개청 첫날인 지난 2일 기준 30건 이상의 고소·고발이 접수됐고 이후에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나 본격적인 수사 착수는 언감생심이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마련 못해 수사기록 작성과 송부, 장부 입력 등은 수기로 처리해야 하는 형편이다. 상당수 수사관은 업무 PC를 받지 못해 근무 체계와 보고·결재 등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마땅히 없고 업무도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수사관의 푸념까지 들린다.
78년 만의 형사사법 대전환을 졸속 추진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그렇더라도 사건 처리와 조직 운영 등에 관한 자체 매뉴얼조차 지금에서야 만들고 있는 중수청도 한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형사사법체제를 조기에 안착하기 위해선 주무부처인 행안부와 중수청이 합심해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데도 중수청 고위 간부는 중수청장 후보 비판에 여념이 없고 뒤늦게 행안장관이 ‘입틀막’에 나섰으니 콩가루 조직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낙점하고 14일 인사청문회까지 앞둔 김 후보자를 ‘친윤석열 검사’로 낙인찍어 내몰려 하는 여권 강경파도 볼썽사납다. 더구나 이 대통령과 추미애 전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가 주고받는 공방은 이견 봉합은커녕 소모적인 감정싸움으로 흘러 지켜보는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중수청 준비 부족에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여론이 냉랭해지고 있음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6대 중대범죄(부패·경제·마약·국가보호·방위산업·사이버)와 법왜곡죄 사건 등을 맡은 중수청의 ‘개점휴업’은 선량한 국민의 피해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