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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다음 날 ‘퇴사’… 마약퇴치본부 신규 직원 64% 8개월 못 버텼다

허종식 의원실 입·퇴사 자료 분석…재활센터 17곳 늘렸지만 인력 이탈 심각
24시간 마약 상담전화(1342) 용기한걸음센터 안내 배너가 게시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24시간 마약 상담전화(1342) 용기한걸음센터 안내 배너가 게시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마약류 중독자의 상담과 재활을 전담하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신규 채용 인력의 조기 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마약퇴치운동본부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역 중독재활센터를 대폭 확충했으나, 정작 현장을 지켜야 할 실무 인력이 정착하지 못하면서 재활 지원 체계 전반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제출받은 입·퇴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7일 채용된 22명 가운데 14명(64%)이 근무 기간 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당시 본부는 신규 인력 22명 중 17명을 지역 중독재활센터인 ‘함께한걸음센터’와 24시간 상담전화 ‘1342 용기한걸음센터’ 등 현장 부서에 배치했으나 상당수가 단기간에 현장을 떠났다.

 

◆ 입사 다음 날 퇴사도…1년 미만 이탈률 70% 웃돌아

 

조기 퇴사자 가운데는 채용 직후 업무를 중단한 사례도 확인됐다. 24시간 마약 상담전화 센터의 한 직원은 입사 다음 날 사직서를 제출했고, 경남 함께한걸음센터 근무자는 입사 나흘 만에 퇴사했다.

 

단기 근속 후 이탈하는 현상은 특정 시점에 국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퇴사자 49명 가운데 35명(71%)이 근무 기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퇴사자 27명 중에서도 7명이 입사 3개월 이내에 조직을 떠났다. 2024년 9월 23일 입사자의 경우 재활 부서에 배치된 정규직 신입 7명 중 6명이 사직했으며, 이 중 3명은 두 달을 넘기지 못한 채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 핵심 재활·상담 부서 집중…퇴사 사유는 86%가 ‘개인 사유’

 

인력 이탈은 마약 중독자의 상담과 일상 복귀를 직접 지원하는 핵심 부서에 집중됐다. 지난해 퇴사자 49명 중 29명(59%),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퇴사자 27명 중 15명(56%)이 함께한걸음센터와 중독재활팀 등 재활 업무 담당자였다.

 

마약 중독 재활은 대상자와 지속적인 라포(신뢰 관계)를 형성해 사례 관리와 사회 복귀를 유도해야 하는 특성을 지닌다. 담당 인력이 수시로 교체될 경우 전문성 축적이 어려울 뿐 아니라, 중독자가 매번 새로운 상담자를 마주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본부 차원의 구조적 원인 진단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퇴사자 49명 중 42명(86%)의 퇴사 사유가 단순 ‘개인 사유’로만 집계됐다. 감정노동 강도, 보수 체계, 교대근무 환경 등 구체적인 이탈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풀이된다.

 

허 의원은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재활 인프라를 늘리고 있으나 같은 날 입사한 직원 절반이 1년도 못 버티고 떠나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재활체계를 만들 수 없다”며 “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퇴사 원인을 전면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수와 근무 체계, 심리지원 등 실효성 있는 처우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