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당일 골프를 친 것을 두고 12일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따지며 동선과 보고·지시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골프장에서도 사고를 보고받고 수습을 지시했다며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관저 체류를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며 “관저가 직무유기면 골프장은 아예 직무포기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골프 치면서 실시간 보고와 구조 지휘가 가능한가”라며 “이재명과 ‘어제명’(어제의 이재명)이 왜 이렇게 다른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월 해군 장병 실종 당시 골프 의혹도 다시 꺼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나라를 지키다가 차디찬 바다에 떠내려간 우리 군인을 애타게 수색하던 7월12일에도 대통령은 태릉골프장에 있었느냐”며 “혹시 보고받고도 골프를 치셨냐. 청와대 해명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고 당시 분 단위 동선과 대응 내역, 골프 비용과 특수활동비 사용 여부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의원은 대통령의 골프 관련 의혹을 수사할 ‘골프 특검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개혁신당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외교를 위한 골프가 필요하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어느 대통령도 외교를 이유로 재난 대응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떤 보고를 받고 무엇을 조치했으며 이후 어떤 점검을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사고 대응에 필요한 보고와 지시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응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주 의원을 향해 “진정 대구 천장 붕괴 사고 수습이 걱정되는 건가. 아니면 대통령 공격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건가”라고 따졌다. 최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직접 통화해 인명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신속한 구조와 수습을 지시했다며 사고와 대통령의 휴일 동선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군 골프장인 태릉 체력단련장을 이용한 만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논리를 폈다. 박 최고위원은 “군의 체력단련장은 근무처”라며 “민간 골프장에 휴양 가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언제나 추가로 상황 보고를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상태에서 근무 태세에 계셨다”고 주장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에 대한 주 의원의 스토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문제 삼고 말도 안 되는 고발·고소를 이어 왔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전날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가족과 함께 태릉 골프장을 찾았으며 현장에서 대구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통화해 인명 피해 상황 등을 확인하고 구조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사적인 비공개 일정을 정치적 공방에 활용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2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 논란 때는 민주당이 공세를 편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부천 호텔 화재 이틀 뒤이자 한·미 연합연습 기간인 8월24일 골프를 쳐 비판받았다. 같은해 10월12일에는 북한의 위협으로 합동참모본부 장군 등에게 골프 자제 지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태릉 골프장을 찾은 것이 논란이 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 대선 전부터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명의 신뢰성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병주 당시 최고위원은 2024년 11월 13일 최고위에서 “국정은 골프채로 지휘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