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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의시읽는마음] 가을날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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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림
노랗게 변해가는 은행나무 아래, 식사를 마친 노란 제복의 사내들 틈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회사와 개인과 모범 사이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회사 을지와 덕수는 소고기국밥을 먹었다. 모범과 관음은 돈가스를 먹었다. 걸어온 개인인 나는 개인 가 곁에서 순두부백반을 먹었다. 휴식을 끝낸 개인 가가 일회용 컵에 담배를 서둘러 끄고 시동을 건다. 막 도착한 진흥이 전대를 들고 이층 식당으로 오른다. 나는 케이블카 쪽으로 발을 옮긴다. 남산 단풍숲에서 누군가 까치발을 하고 나를 향해 손짓을 하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마치 택시를 불러세우듯이.

가을이 한창이다. 빌딩을 벗어나 잠시 풀과 나무가 우거진 야외로 향해 보자면, 눈 닿는 곳마다 온통 노란빛으로 익어 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 나풀거리는 꽃과 높다란 하늘을 사진에 담는 사람들의 표정은 전에 없이 보드랍다. 따사한 햇살을 한껏 머금고 있다. 그러나 이 귀한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질 것임을 안다. 가을은 유독 짧고 그래서 애틋하다. 곧 급습하듯 들이닥칠 추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시 속 사람 역시 가을의 짙은 정취에 이끌려 남산으로 향했을 것이다. 색색의 낙엽이 깔린 산책로를 혼자 걸었을 것이다. 그곳 한 기사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 은행나무처럼 물든 노란 제복의 사내들 틈에서, 그도 덩달아 물이 든 것일까. 가을의 색으로 마음을 단장한 뒤 “누군가 까치발을 하고” 손짓하는 듯한 단풍숲을 건너다보는 한 사람의 모습이 선하다. 이 잠깐의 유유함으로 일상의 무거운 바퀴는 또다시 어딘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한창이다. 빌딩을 벗어나 잠시 풀과 나무가 우거진 야외로 향해 보자면, 눈 닿는 곳마다 온통 노란빛으로 익어 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 나풀거리는 꽃과 높다란 하늘을 사진에 담는 사람들의 표정은 전에 없이 보드랍다. 따사한 햇살을 한껏 머금고 있다. 그러나 이 귀한 시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질 것임을 안다. 가을은 유독 짧고 그래서 애틋하다. 곧 급습하듯 들이닥칠 추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시 속 사람 역시 가을의 짙은 정취에 이끌려 남산으로 향했을 것이다. 색색의 낙엽이 깔린 산책로를 혼자 걸었을 것이다. 그곳 한 기사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 은행나무처럼 물든 노란 제복의 사내들 틈에서, 그도 덩달아 물이 든 것일까. 가을의 색으로 마음을 단장한 뒤 “누군가 까치발을 하고” 손짓하는 듯한 단풍숲을 건너다보는 한 사람의 모습이 선하다. 이 잠깐의 유유함으로 일상의 무거운 바퀴는 또다시 어딘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이다.

 

박소란 시인